[프라임경제] 오늘 [이혁재의 건강창작소]에서는 가수 양준일을 만나보게 됩니다. 양준일은 1991년 반짝이던 별이었습니다. 그 때, 양준일은 몸짓과 손짓을 새롭게 보여주면서, '나의 사랑 리베카'를 위로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마치 '시간의 블랙홀'에 빠진 듯 30년 가까이 반짝이지 않았던 거지요. 무려 한 세대가 지나서야 그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마지못해서 말이죠.
오늘은 양준일이 어떻게 새로 태어나서 '진정한 슈가맨'이 됐는지, 그의 여행을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그러자면, 원조 슈가맨 로드리게스(Rodriguez)를 찾아낸 영화 <서칭 포 슈가맨(Searching for Sugar Man)>, 로드리게스 못지않은 슈가맨 양준일을 찾아낸 예능 프로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얼떨떨한 양준일을 다시 불러온 <jtbc 뉴스룸>의 <뉴스브리핑>과 <문화초대석>을 차근차근 살펴보는 게 좋겠다 싶네요. 마치 오솔길을 산책하듯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보겠습니다.
◆로드리게즈와 <서칭 포 슈가맨>
식스토 디아즈 로드리게스(Sixto Diaz Rodriguez)는 미국 히스패닉 가정에서 여섯 번째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이름에도 '식스토'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는 철학을 전공하고, 낮에는 노동자로서 일하고, 밤에는 술집에서 노래를 했지요. 그러던 가운데 가수로서 기대를 받게 되고, 마침내 20대 후반에 <콜드 팩트(Cold Fact)>(1970)라는 앨범을 처음으로 냈다더군요.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의 앨범은 6장밖에 팔리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몇 장 안 팔린 앨범 가운데 하나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전해지면서 놀라운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슈가맨(Sugar Man)'이라는 노래가 '차가운 현실(Cold Fact)'을 살던 남아공 사람들에게 깊은 위안을 준거지요.
이런 믿기지 않는 일을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 낸 작품이 바로 <서칭 포 슈가맨>인 겁니다. 한 곳에서 내버려진 노래가 또 다른 곳에서 환하게 빛나게 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떻게 외톨이와 수퍼스타가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걸까요?
◆양준일과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시즌3>(아래 <슈가맨 3>)에서, 양준일은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지요. "무대에서 노래를 하면 돌이 날아왔다",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는 것이 싫다며 비자 연장을 거부했다", "아무도 곡을 써주지 않아서, 서툴지만 혼자 가사를 만들었다"라고 말입니다.
나아가 양준일은 늙은이와 젊은이, 어른과 어린이, 남자와 여자,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가릴 것 없이 위로해 주고 있습니다. 한 세대 앞서 부른 사랑노래가 이제는 차별을 당했던 사람들의 마음까지 깊이 어루만지고 있는 듯해요. 양준일은 그렇게 차별 받은 사람들의 '감추인 진실'을 듣고자 했고, 그의 눈물이 멈추기를 바라고 있나봅니다. 노래를 듣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리베카'인 듯이 말이죠.
◆양준일을 다시 부른 <뉴스 브리핑>과 <문화 초대석>
1991년에서 2019년까지 한 세대를 꽁꽁 묻혀 지냈던 양준일이 이제는 예능 프로가 아닌 <jtbc 뉴스룸>에서도 나타납니다. 한번은 <뉴스 브리핑>에서, 또 한 번은 <문화 초대석>에서 말이죠. 먼저
<문화초대석>에서는 양준일의 진심을 느끼게 되더군요. 양준일은 이 자리에서, 1991년 전성기의 삶이 만들어낸 머릿속 쓰레기를 버리려고 애썼다고 합니다. 다 비워도 남아 있는 머릿속 공간에 새로운 것을 얼마든지 채우고 싶었다는 군요.
그래서 나도 이 편지를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 한마디 하고 싶어지네요. "눈/물/을/ 멈/추/리/라/ 나/의/사/랑/ 리/베/카!"
이 글은 '휴먼에이드 매거진'에 실린 <이혁재의 별별 여행기 ⑥>과 짝이 되는 글입니다.
신천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 MBC 본사 의무실 한방주치의 / EBS 역사드라마 <점프> 한의학 자문 / 연세대 물리학과 졸업 / 경희대 한의학과 석사졸업·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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