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과는 '반쪽 정규직'

2020-02-06 10:18:07

[프라임경제]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2년 6개월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 19만3000여명, 94%가 정규직으로 전환 결정됐다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공기관의 절반은 반쪽짜리 무늬만 정규직인 자회사로 전환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는 19만3000여명이 정규직 전환 결정됐고, 17만4000여명이 전환 완료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중 전체 24%, 공공기관에서 47%인 4만명은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로 전환되면서 노동계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회사 전환자는 열명 중 두명 꼴로 기존 용엽 파견업체에 비해 고용불안과 처우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정규직 전환 방식을 놓고 자회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건 당연한 일.

이선규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자회사 전환은 직접고용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수평이동만 됐지 어떻게 정규직으로 볼 수 있냐"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정부의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한국가스공사는 정규직 전환을 앞둔 근로자 1200여명은 자회사가 아닌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지부는 1월28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두고 노사 갈등이 고조화된 것은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처우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자회사는 계약 관계와 업무 구조가 사용사와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데 계약 연장은 가능 하지만 이후 언제든 계약 갱신이 바뀔 수 있어 사실상 파견·용역 근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정규직이라는 이름표 뒤에 숨겨진 자회사는 또 다른 파견·용역업체일 뿐 공공기관의 경영상황에 따라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듯 위험을 덜어주는 또 다른 방패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정규직 전환 방식은 조직 규모, 업무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접 고용 △자회사 전환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 제3섹터로 각 기관이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했다.

정부가 지난 12월5일 민간위탁 가이드라인과 함께 발표한 '민간위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간위탁 예산은 7조9613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사실상 정부의 예산과 직결되다 보니 자율적 결정이라는 선택지 안에 자회사라는 달콤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정부는 성과 위주의 보여주기식 정규직 17만명 보다 그들의 근본적인 고용불안을 해소하는 본질에 집중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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