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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너도나도 플렉스, 이대로 괜찮은가

소비 양극화 조장하는 '플렉스'…똑똑한 소비자세 필요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0.02.11 16:55:52

[프라임경제] "플렉스(FLEX) 해버렸지 뭐야"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점심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고, 지갑은 명품을 구매하는 '플렉스'가 이슈로 떠올랐다.

이러한 소비패턴은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플렉스'란 자신의 재력이나 명예를 자랑하는 용어로, 원래는 '구부리다'는 뜻이었지만 몸을 구부리며 근육을 과시할 때 사용하면서 자랑의 의미가 더해졌다.

최근 쇼미더머니에서 염따라는 래퍼가 고가의 물건을 자랑하며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고 말하면서 명품 등 고가의 제품을 자랑하는 '플렉스' 문화가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최근 패션 유튜브를 운영하는 한혜연의 '슈스스의 2000만원 플렉스'란 제목의 콘텐츠에서도 볼 수 있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2000만원 상당 구입해 언박싱(박스를 뜯다)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제품을 하나하나 뜯을 때 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라며 연이어 "너무 예쁘다" 등 감탄을 이어갔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퇴근 후 1~2시간 정도 유튜브를 시청하는데 요즘은 플렉스가 대세인 것 같다"며 "플렉스, 언박싱과 관련한 영상을 보면 마치 내가 구입한 제품을 뜯는 것처럼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대리만족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기준 금리 인하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길 잃은 돈이 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트렌드와 맡물려 '명품'과 같은 고가 제품에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소비 트렌드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탕진잼(탕진하는 재미)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함)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함) 등 가격과 재미라는 두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한 것과 대조적이다.

초저가가 아니면 초고가만 살아남는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이에 유통 업계는 고가 제품을 겨냥한 '명품' 시장을 위해 전략적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681억원, 전년보다 17% 증가한 수치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신세계 명품 담당 한 관계자는 "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패션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자랑하는 문화인 '플렉스'는 소비 양극화로 이어져 사회 문제를 야기 시키기 십상이다. 

무분별한 플렉스로 카드값이 휘청이는 소비자를 바라보는 기업은 환호를 지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문화속에서도 현명한 소비자만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더 똑똑한 소비를 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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