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25시] 보이지 않은 강력한 무형의 힘 '문화'

2020-02-11 15:23:31

[프라임경제] "얼마 전 방탄소년단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수많은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찾았다. 여기서 20년 넘게 살고 있지만, 가장 많은 사람을 본 순간이었다. 특히 코리아타운은 최근 K팝과 한류의 열풍으로 미국 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지난 1월2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센터에서 열린 제6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시상식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28년째 거주하는 박민수 씨는 방탄소년단이 방문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는데요.

그의 목소리에서는 타국에서 온 이민자, 소수민족으로 힘겹게 살아왔던 설움과 함께 이제는 문화 강국이 된 모국 '대한민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영화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 연합뉴스


방탄소년단의 감동에 이어 또 다른 감동적인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썼기 때문이죠. 

'기생충'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영화상과 각본상을 휩쓸며 기적을 만들어 냈는데요.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거머쥔 것은 사상 최초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아시아 출신 감독으로는 최초로 감독상 수상의 영예를 얻었죠. 

이날 세계 거장 영화감독 대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 외에도 대중의 이목이 쏠렸던 주인공은 '기생충'에 대한 투자·배급 결정부터 홍보 및 서포트까지 진두지휘한 '이미경 부회장'이었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5년간 CJ의 영화사업을 이끌어 왔는데요. CJ는 1993년 삼성에서 분리·독립하면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에 뛰어들었죠. 

▲CGV 로스앤젤레스점에서 상영중인 영화 기생충. = 추민선 기자


시상식 날 이미경 부회장은 무대에 직접 올라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나아가 한국 영화와 국내 관객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며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보였습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머리, 그가 말하고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과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는 자기 자신을 놀리지만 절대 심각해지지는 않는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죠. 

이어 "영화 제작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재현 CJ 회장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재현 CJ 회장은 이미경 부회장의 동생입니다. 

업계에서는 '기생충'의 기록이 작품성에도 있지만 글로벌적인 성공에는 CJ의 통 큰 투자가 주효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끝까지 문화 산업을 고집한 남매의 뚝심 경영이 드디어 결실을 보았다 것이죠.

실제 이재현 회장은 '문화 보국'의 꿈을 갖고 있습니다. 문화의 산업화에 대한 강한 열정과 집념은 할아버지 고(高)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평소 가르침 때문으로 전해집니다.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선대 회장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참고 지속적으로 문화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경영 철학인데요. 

기생충이 세계 영화 시장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어갈 당시 이 회장은 "20여 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다"며 "한국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을 믿고 선택했던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기생충의 수상으로 미국 교민 사회도 기쁨과 감동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박민수 씨는 "K팝의 인기로 한국의 문화와 음식, 패션 등에 관심을 갖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 코리아타운 역시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지역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생충의 수상은 교민 사회에서 큰 자부심과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수민족, 인종에 대한 차별이 여전한 미국에서 한류 열풍이 교민들에게 힘이 돼주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총, 칼 등 그 어떤 물리적인 힘보다 강한 무형의 힘 '문화'가 보수적인 미국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기생충의 수상에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구 선생님의 말씀도 다시 떠올리게 되는데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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