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절차무시 '설계변경'에 조합원들 반발

2020-02-17 14:37:25

- "조합장 교체추진"…서울시 "총회 없었다" 민원에 심의보류

▲석면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잠실미성아파트 전경.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 총회 절차 없이 진행된 설계안 변경 시도로 인해 조합장 해임 움직임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 사이에서 대의원회 결의만으로 설계변경을 시도한 조합장의 해임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 해임 움직임의 발단은 조합이 특별건축구역지정에 따른 설계변경안을 조합원 총회 없이 대의원회결의만으로 통과시키면서 시작됐다.

지난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앞서 조합원들이 설계안을 접한 뒤 크게 반발하면서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측에 설명을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총회 없이 대의원회 결의만으로 설계변경 △평당 설계비가 인근 타 단지에 비해 배 이상 비싼 점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선택된 롯데건설의 특화설계안을 조합원 동의 없이 배제한 점을 중심으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합장이 설명회장을 퇴장하면서 설명회가 파행으로 끝이 났고, 이후 조합원들이 '잠실미성크로바 아파트 바라잡기 모임(이하 바로잡기모임)'을 결성해 조합장 해임 추진으로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잠실 미성·크로바는 앞선 2017년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통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는 방식을 택한 바 있다. 이후 GS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붙은 시공사 선정에서 롯데건설이 승리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특별건축구역 지정에 맞는 설계안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조합 측에 "공공성을 높이고 주변 경관에 어울리는 설계로 변경하라"며 설계변경을 요구했고 이렇게 탄생한 설계안이 현재 조합원들이 "20년 전 성냥갑 아파트"라고 비판하는 '특별건축구역 설계안'이다.

바로잡기모임 소속 조합원들은 "2017년 9월 사업시행인가안과 이후 건축심의 당시인 2019년 7월 변경안까지 큰 변동이 없던 설계가 2019년 12월에 갑자기 성냥갑설계로 변경됐다"면서 "이마저도 조합원 총회를 열지 않고 대의원회 독단으로 통과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당시 설계안(위)과 조합이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서울시에 제출한 특별건축구역안(아래)의 비교표가 공개되면서 조합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조합원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인 설계변경을 대의원회 결의만으로 결정한 부분이 핵심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 잠실 미성크로바 조합원



조합 측에서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조합장 해임을 위한 총회개최 동의안에 서명한 조합원이 500여명이 넘으면서 새로운 설계안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서도 절차적 문제에 대한 민원제기가 이어지면서 '특별건축구역안'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법규에 명시된 절차를 어겼다는 부분으로 인해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은 제42조에 총회의 의결사항 중 제3항에 '건설되는 건축물의 설계 개요의 변경' 시에 법 제45조제1항제13호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련 소식을 접한 조합원 A씨는 "설계안을 받아보니 총회에서 의결한 안과 천양지차의 차이가 있는데 제대로 된 설명한번 듣지 못했다"며 "전문가 용역을 써서라도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설계안과 그에 따른 설명이 새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도 "일 때문에 해외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지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조롱성 글을 공유해줘 알게됐다"며 "조합이 조합원 총회 없이 서울시와 독단으로 만든 특별건축구역안을 보면 △세대당 주차대수는 약 1.3대 △27%가 넘는 건폐율 △과거 1980년대 주공아파트를 연상하게 하는 동 배치 △6층짜리 건물 존재 △일부 동은 동간 거리는 23m밖에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다수 보인다"고 반발했다.

전문가들도 법규에 따른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정비업계관계자는 "당초 사업인가 당시 특별구역지정을 명확히 하지 않고, 후일로 미룬 서울시와 조합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며 "특히 설계변경을 조합 총회를 거치지 않고 서울시에 제출한 것은 법규를 무시한 것으로 설계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가 해당 사항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것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렇듯 내홍을 겪고 있는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지만 사업일정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4월까지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석면철거 작업과 이후 8월까지 진행되는 건물철거 작업은 조합장 해임이나 설계변경과 관계없이 진행되는 공정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합장 해임과 교체를 추진하는 조합원들도 최대한 빠르게 일정을 추진해 사업연기나 분담금 증가를 시키지 않는 것을 목표로 결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일정과는 별도로 향후 조합장이 교체될지 여부에 따라 설계안에 대한 논의의 방향도 달라지는 만큼 조합원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어, 조합장 해임 총회 성사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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