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0년 전 오늘] 북한선전매체 '개별관광' 타진, 돌고 도는 '화전양면전술'

2010년 6자회담 재개 시사 후 천안함 도발…정부정책 고민해야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2.18 08:08:08

2010년 2월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가운데)은 왕자루이(왼쪽) 중국 대외연락부장을 만나는 등 6자회담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3월까지 이어진 회담 재개에 관한 논의는 3월26일 북한의 의한 우리 해군 천안함의 피격사건으로 종결되고 말았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우리 정부가 작년 말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한 '개별관광'에 대해 북한의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이 미국을 제외하고 남북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뉘앙스를 내놓으면서 '개별관광'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습니다.

북한의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지난 16일 '외세에 구걸하여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제목의 기사에서 "구태여 대양 건너 미국에 간다고 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 민족"이라는 내용을 내보냈습니다.

이에 해당 기사를 북한이 우리에게 대화하자는 신호라면서 반기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북 개별관광을 미국과 논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 것은 지금 (우리 정부에게) 나오라고 하는 휘파람 소리"라고 북한의 기사를 해석했습니다.

통일부는 여상기 대변인이 17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선전매체의 보도에 대해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일단 특별히 반응하지 않으며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 여당에서는 북한이 다시 대화의 채널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의 목소리가 계속 공유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개별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일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이 이러한 움직임에 화답하면서 개별관광에 대한 기대감이 여권을 중심으로 부풀고 있다는 전언이다. ⓒ 연합뉴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한의 간접적 제스처에 대해 오히려 긴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10년 전인 2010년 이맘때인 2월 초부터 북한은 '6자회담재개' 가능성을 흘리면서 대화를 타진했습니다. 미 국부부가 환영의사를 밝히고,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월8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비핵화 실현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북한의 김계관 외무 부상이 중국을 방문한데 이어 10년 전 오늘인 2월18일에는 미국 방문 의사까지 흘리면서 날짜 조정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었습니다.

6자회담 재개가능성은 3월까지 이어졌고,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마무리됩니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이후 암초에 의한 좌초설까지 제기되면서 국론분열로 이어졌습니다.

10년 전 당시, 그해 10월10일 사망하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는 자유북한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6자회담재개 움직임에 대해 "김정일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져 지위가 상당히 좋지 않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성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발악적인 행동"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이어 "우리가 북한에 취해야 할 자세는 '경이원지(敬而遠之, 존중하되 멀리한다)'다"라며 너무 북한의 전략에 따라가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북한과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남북관계를 해치는 것으로 인식돼, 북한에 관한 정책을 비판을 꺼리는 풍조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북한이라는 곳은 언제든 화의를 주장하다가 위협을 가하는 '화전양면전술(和戰兩面戰術)'에 능한 집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북한에 불시착한 우리나라 재벌이 북한 고위층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인기리에 종영했습니다.

'사랑의 불시착' 최종회에서는 단절된 국경으로 인해 서로 만날 수 없는 두 주인공이 처음 스치듯 지나가며 인연을 시작했던 스위스에서 만나며 극이 마무리됩니다.

가까이 있어도 갈 수 없는 국경과 한국의 국정원 요원, 북한의 보위부 요원들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뜨거웠다 차가웠다 하는 남북한의 정국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극 중 주인공들이 결국 '불시착' 하듯 사랑을 이뤄냈듯, 언젠가 남북한도 평화라는 지점에 불현 듯 '불시착' 할지도 모릅니다.

그 길을 위해서는 너무 끌려가지도, 너무 단호하지도 않은 대북정책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