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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행복전도사' 최태원 회장, 본인 행복은 뒷전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02.20 18:11:32
[프라임경제] '사회적 가치 전도사' 혹은 '행복전도사'.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또 다른 닉네임 중 하나다. 

최태원 회장에게 이러한 별명이 붙은 데는 지난해 신년회에서 '행복'을 새 경영화두로 제시한 것을 비롯해 최근 '행복경영' 강화 일환으로 SK매니지먼트시스템(SK Management System, SKMS)을 개정하기도 하는 등 사회적 가치 실천 근간에 지속적으로 행복론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열린 행복토크에서도 "내가 정의하는 행복은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기승전 '행복'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최태원 회장 본인의 행복은 뒷전이었을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최 회장이 믿고 있는 내일의 행복이 오늘보다 못한 모습이다. 

일단, 최태원 회장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이슈는 '이혼소송'이다. 현재 최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노 관장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산분할을 청구한 것도 문제지만, 애초에 이혼의 발단이 불미스러웠던 만큼 회사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또한 이혼소송이 향후 2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 부정적 이미지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이혼 소송에서 노 관장이 승소할 시 1대주주인 최 회장의 지분율은 18.44%→10.64%로 축소되고, 노 관장의 지분율은 0.01%에서 7.81%로 크게 올라가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재산분할이 이뤄질 경우,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불투명한 전망이 제기되면서 SK그룹 내 불안감이 계속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SK그룹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로부터 받은 조기 패소 결정이다. ITC는 지난 14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ITC가 오는 10월 예정된 최종 판결서 SK이노베이션의 패소를 확정할 시, LG화학 요청대로 미국 전역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모듈·팩 △배터리 관련 부품과 소재 등 제품 생산과 유통 및 판매가 금지된다.

무엇보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1조9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고, 1조원의 추가 투자까지 계획하고 있던 터라 미국 사업을 지속 영위하기 위해서라도 LG화학과의 합의가 불가피해졌다. 

이 때문에 업계는 실질적 의사결정권자인 최태원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의 선택이 곧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 사업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최 회장은 자존심을 버리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밀지, 미국 행정부의 ITC 결정에 대한 비토(veto·거부권) 행사를 종용할지 등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하는 시험에 놓인 상황이다. 

이외에도 최근 최태원 회장은 현재 사실혼 관계에 있는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아닌 또 다른 여성과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는 '염문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가 최태원 회장이 한 여성과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물론, 최태원 회장 측은 곧바로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진 속 여성은 김희영 이사장이라며 법적 대응을 통해 사실을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이혼소송 중인 상황에서 또 다른 염문설은 치명적일 수 있다.  

이처럼 최태원 회장에 닥친 여러 문제들로 인해 오너 자격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행복경영을 경영이념에 앞세우기 위해서는 오너인 최 회장 본인이 먼저 행복해야 하고, 다양한 논란에서 자유로워야 하지 않을까.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그의 믿음처럼 최태원 회장이 일련의 사건들을 모두 극복하고 SK그룹의 내일을 오늘보다 더 나아지게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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