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잠실 미성·크로바' 절차무시 설계안추진, 조합임원교체 본격화

2020-02-21 19:29:26

- 오는 7일 임시총회서 조합장·감사·이사 해임 투표예정…서면결의서 기한 6일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지 전경.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이 총회를 거쳐야하는 설계안변경을 대의원회 결의만으로 통과시킨 조합임원 해임안에 대해 오는 3월7일 임시총회를 열어 논의를 거친 후 표결에 들어간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 미성·크로바 조합은 전체조합원 1412명 중 417명의 동의를 받은 조합임원 해임 및 직무정지의 건을 다루기 위한 총회 발의서가 지난 2월20일 조합사무실로 제출됐다.

이번 조합임원 해임 움직임의 배경에는 조합 설계안 변경 과정에서 절차가 누락된 채 서울시에 변경설계안이 제출됐다는 것이 결정적 이유로 꼽힌다.

앞서 조합은 2017년 9월 사업시행인가 이후 건축심의를 거치면서 한 차례 설계를 변경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7월 당시 건축심의 변경안의 경우, 외관을 포함해 큰 틀에서 변화가 없던 설계안이 돌연 5개월 뒤인 12월 대의원회 결의만으로 변경됐다. 

조합원들이 뒤늦게 이 사실을 인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변경된 설계안은 서울시에서 조합 측에 특별건축구역지정에 맞춘 설계변경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 조합원 간담회 당시 조합 측의 설명이지만, 시공사 선정 총회 당시 의결된 조합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점과 설계변경으로 지나치게 가까워진 동간 거리 등이 조합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특히 설계 변경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 42조에 따라 총회의 의결사항에 해당하는데 이를 대의원회 결의만으로 통과한 절차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 42조 제3항은 "건설되는 건축물의 설계 개요의 변경 시에 법 제 45조 제1항 제13호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법령에 규정된 절차를 따르지 않은 점은 변명의 여지없이 조합의 과실로 지적됐고, 서울시에서도 이러한 점 때문에 해당 설계안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게 됐다.

통상 재건축사업은 문제가 불거지고서도 상당하게 시간이 지체되거나 임원교체를 위한 총회가 열리기 어렵다. 조합원들이 조합임원 교체 등에 따른 사업지연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실 미성·크로바에서는 이미 석면철거작업이 진행 중인데다 8월까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철거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사업지연에 대한 우려가 적어 임시총회가 빠르게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임원 해임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발의한 조합원들이 발송한 공고문(왼쪽)과 조합이 이를 반박하며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문자내용(오른쪽)이 각기 다른 내용을 주장하면서 소송비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장귀용 기자



한편, 조합은 이러한 조합원들의 총회 개최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문자발송을 통해 밝혔다. 조합정관에 총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조합사무실에서 해임발의자 명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발의자 측이 명부를 탈취해 갔다는 주장이다. 

조합은 또 문자에서 "해임발의자 측이 OS요원 40명을 고용해 오늘부터 활동을 시작한 것이 확인되었다"면서 "조합원들은 서면제출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반면 개최를 추진하는 조합원들은 "조합에서 위‧변조 여부만 확인하면 되는데, 누가 냈는지 확인하고 기록을 하면서 서명한 조합원들의 신상을 파악하려고 해 명부를 받아온 것"이라며 "해임 논의 자체를 막으려는 조합의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해임안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열겠다는 측과 열 수 없다는 조합 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총회 개최 여부 자체에 대한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정법 전문가들은 임시총회 진행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합 정관의 상위 법률인 도정법에서 전체 조합원의 10분의1의 서명이 확보되면 총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전문가들은 "통상 해임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조합 측에서는 총회개최금지 가처분 절차에 돌입하고 해임 요구 측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형태로 진행된 사례가 많다"면서 "판례에 따르면 총회의 성사여부는 당일 직접 참여하거나 서면결의로 참여한 조합원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일정자체는 그대로 진행되는 쪽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선거 기간 중 의견글 중지 안내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