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코로나19에 연수원 내놓는 삼성…SK수펙스 능가할 '차세대 공헌'?

경영리스크 최소화와 그룹 미래지향점·사회와의 소통과 신뢰 확보 유사점 눈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3.03 12:36:49

[프라임경제] 삼성그룹의 사회적 기여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코로나19 창궐로 국민적 고통이 심각하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병상 부족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이 최고 감염지와 가까운 경북 영덕에 있는 연수원을 치료 센터로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은 이미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기여를 적극적으로 단행해 왔다. 지난달에는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총 300억원을 지원했으며,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을 300억원어치 구입(이는 협력사에 지급)과 '꽃 소비 늘리기' 운동 동참 등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운영자금 저리 대출과 물품 대금 조기 지급 등을 결정, 조치하기도 했다. 이 규모만 해도 2조6000억원 규모.

그런 삼성의 연이은 대승적 조치 소식으로 이미 익숙할 법도 하건만, 이번 일은 대단히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은 건축 면적만 해도 2만7000㎡(전체 8만5000㎡)에 달한다. 300실 규모에 식당은 220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의사 결정 과정의 신속한 결단력이 눈길을 끈다. 연수원 제공이 단행되면 생활치료센터가 이번 주 중으로 개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경제연구소 사회공헌연구실과 삼성인력개발원, 연수원 소유권자인 삼성전자(005930)가 협의하는 데 엄청난 연결망 가동이 이뤄졌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 협의로 시설 공유결정(즉 정부의 공적 조치 활용에 제공)하기로 빠른 결정 및 제공 조치 그리고 수반되는 준비 작업 등을 모두 그려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건희-재용 부자. ⓒ 연합뉴스

이를 두고, 삼성이 근래 확실히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대두된다. 물론, 삼성은 이전에도 '관리의 삼성'으로 불렸다. 이병철 창업회장과 지금은 몸이 불편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시절에 이미 구축된 틀이다. 

아울러 이러한 1세대 및 2세대 경영 와중에 미래에 대한 투자와 사회적 가치 공헌 등도 틀이 완성돼 있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선단의 선장 역할을 하면서, 또 국정농단 사건으로 시달리는 와중에도 기본 틀을 더 확고히 보강하자는 대변화를 추구했고, 그런 점이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삼성에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틀을 만들어 보라고 요구했고 이 결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탄생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양형상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제스처일 뿐이라고 저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7년 전 일어난 삼성 직원들의 시민단체(진보단체) 후원금 내역 조회 등 사찰 논란을 준법감시위가 직접 과단성 있게 겨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높은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즉 준법감시위는 지난 13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해 결국 그룹 차원의 사과 발표 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준법감시위가 설립되기 전에 일어난 것이지만 미래를 위해 과거의 잘못을 준법감시위가 나서서 끊고자 상황을 무릅쓴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이재용 부회장식 삼성 체제'는 과거의 잘못이나 때로 잘못이 아닌 경우라도 사회적 위치상 뒤따르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 왔다.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의료원 이슈와 관련해서 이 부회장이 몸소 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인 일이 그렇다. 

다만 준법감시위를 허수아비로 그저 만들어 전시해 두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오너 일가를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파트너십을 행사할 수 있게 새 망이 의외로 빨리 그리고 확고히 구축한 것이 분명해진 만큼,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전망도 해 봄직하다.

이런 문제는 일종의 조언자 그룹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집단지도체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점에서, 또 그 확실한 실력 발휘 신고식 면에서 다른 재벌을 연상하게 해 흥미롭다.

SK그룹은 2012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의 6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계열사별로 따로 독립 경영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시도했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정점으로 한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문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서도록 북돋았다. 이렇게 의사결정 라인을 구성한 점은 대단히 그룹 경영에 큰 자산이 돼 주었으니, 바로 최태원 회장이 수감된 상황에서도 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삼성이 유사한 점에서 SK 측의 이런 시스템을 타산지석할지 또 그 이상의 우수한 결과물을 빚어낼지 주목된다. 경우에 따라선 이재용 재수감 등 위기 시나리오에서도 삼성의 현재 빠르고 능동적인 각종 사회적 유대관계와 미래 이미지 구축 노력이 빛을 발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오늘날 코로나 환자들을 위해 경북 연수원을 기꺼이 내놓는 삼성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