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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지원의 과시적 본능 "초·재선은 국회에서 맥도 못 쓴다"

 

나광운 기자 | nku@newsprime.co.kr | 2020.03.06 10:28:15

[프라임경제]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고 그 원초적 욕구를 막을 수는 없다. 그에 대한 근본적 책임은 품격 있게 잘난 척하는 방법에 앞서 자신의 흠집과 상대에 대한 자격지심을 의식하는 조급함을 이겨내지 못한 자신에게 있다.

세상의 모든 물리적 이치를 통달한 인물로 존경받던 아이작 뉴턴은 "제가 좀 더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선 덕분입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이룬 성과가 선배 과학자들의 위대한 업적 위에 벽돌을 하나 더 쌓은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겸손의 말인데 역시 잘난 척의 진수처럼 느껴진다. 겸손인지 잘난 척인지 구분 안 가는 그의 명언 중 하나다.

오는 4∙15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고 흠을 감추며 유권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은 선거라는 전쟁을 치르는 정치 중진이나 신인 모두에게 중요한 전략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역 정치에 대한 역사를 만들어 가는 일에 가장 밀접한 행보를 하는 사람들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입성을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는 전쟁에서 아마추어와 프로의 게임은 한수 접어주고 가는 게임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죽기 살기식의 전쟁터다.

오는 총선에서 전국 최대 관심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목포시는 박지원이라는 정치 거인에 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탈환이라는 빅 매치가 성사됐기 때문에 더욱더 관심을 사고 있다.

1992년 비례대표로 시작해 2008년 18대부터 2016년 20대 국회까지 목포에서 내리 3선을 한 박지원은 5선이라는 큰 도전을 생에 마지막 정치로 여기고 있다.

무소속과 민주통합당, 국민의당 등 선거 때마다 당을 옮겨가며 배지를 달았던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민생당의 간판을 달고 나선다. 이 또한 우리나라 정치사에 유일한 역사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정치적 골리앗 박지원에 대항마로 나선 정의당의 윤소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예비후보는 다윗의 입장에서 도전장을 던지면서 나름의 전술로 승리를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북에 올린 글을 두고 여론이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초 재선은 중진들 중심의 국회에선 맥을 못 씁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회는 다선 중진들이 움직이고 예산과 국책사업은 힘센 의원이 가져옵니다"라는 글을 올려 자신의 선거 전략을 떠나 정치 신인들을 폄하했다는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박지원 의원이 새로 둥지를 마련한 민생당 내에도 재선 이하의 의원이 다수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오직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의 '각질천리'에 지나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칠 수 있다.

정치 9단의 고단수에서 나오는 계산된 발언이라 할지라도 정치적 흐름에 비쳐 정치신인들의 도전과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는 전략을 넘어서는 그의 발언이 염려스러운 것은 상대 후보가 아닌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몫을 현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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