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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정은 친서만으론 글쎄" 남북관계 회복 어려워

북한 비핵화·북한 인권 개선 의지 없다면 남북평화 의미 없어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0.03.06 12:16:02
[프라임경제] 청와대는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한테 4일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0년 3월1일, 문 대통령이 "보건 분야에서 북한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는 의견을 내비친다고 선언한 후, 북한은 3월2일 미사일 2발로 답했다.

이어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4일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친서를 주고 받았다고 밝힌 것은 아이러니하다.

청와대의 이같은 모습에 김성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5일 논평으로 "우리나라를 얼마나 우습게 보기에 이렇게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문 정부는 남녘동포라는 단어에 넘어가 북한에 무조건식 퍼주기로 화답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삐뚤어진 행보는 또있다. 북한 측에선 작년 말에 발견된 코로나19에 대해 "북한은 1명의 확진자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일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그리고 강원도에서 7000명에 가까운 주민을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분류해 자가격리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북한과는 반대로 청와대는 5일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국민들에게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면서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해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안타깝다"는 뜻을 담은 친서를 보냈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현재까지도 친서를 주고 받았다는 사실을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어뜻 살펴봐도, 북한은 친서에서도 '비핵화 의지'는 전혀 보여주지 않았으며, 한미동맹 대신 남북공조를 신경 써달라고만 요구한 듯 하다. 

친서에 적힌 단어들이 곧이곧대로 와닿지 않고, 남북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기대감 보다 회의적으로만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다.

여기에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친서 전문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점도 청와대의 행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그동안 청와대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북한을 참가시키고, 같은 년도에 판문점 회담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다시 얼어붙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북한산 석탄 위장 반입 사건 △2019년 북한 이탈 주민 강제 북송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등의 행보를 보여줘, 보수 시민 단체 등으로부터 '빨갱이 정부'라고 비난 받을 만큼 북한에게 우호적인 모습만 지속적으로 보여줬다.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김 위원장의 친서 전문을 공개하고, 지금부터라도 북한에게 끌려가는 듯한 모습이 아닌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남북평화와 연좌제 폐지 요구 및 북한 인권 결의안 채택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행보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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