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의 교육 다반사①] 학교의 3월이 멈추다

2020-03-06 14:32:53

[프라임경제] 학생과 선생님 모두가 가장 긴장하는 공휴일이 있다. 바로 '3.1절'인데, 전국 모든 학교가 개학과 입학을 하는 '새로운 시작'의 바로 직전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20여 년 가깝게 교직에 몸담고 있지만 긴장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미의 긴장만은 아니다. 새로운 학생들과 새롭게 출발하는 설렘이 함께 하기도 한다. 

그런데 전국 모든 학교의 '3월'이 멈췄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너무도 빠르고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간 우리가 겪어 왔던 감염병들과는 분명 다른 차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기 중 확산, 치료제의 부재, 무증상 잠복 등 우리에게 엄청난 공포를 주고 있다. 

현재로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은 정부의 대응지침일 수밖에 없다. 대응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는 다중 밀집 시설을 피하고, 개인위생 관리가 최소한의 방어책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개학 연기는 불가피한 결정이며, 적절한 조치일 것이다. 교육부는 3월2일, 이미 1주 개학을 미룬 데 이어 2주의 추가 연기를 발표했다. 전국 단위의 휴교가 이루어진 것은 최초의 일이며, 3주의 휴교령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에 따라 단위 학교에서는 학사일정의 전면 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학업에 공백이 생기는 부분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기간 동안 교육의 각 주체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우선 가정에서의 철저한 위생관리가 최우선이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학교의 휴교와는 반대로 학원의 동시 휴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보건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학원은 문을 열고 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체계적인 보건관리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은 영세한 학원들의 경우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학원의 입장에서 본다면 휴원이 장기화되면 임대료, 강사 임금 등의 재정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이러한 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현실이다. 보육의 문제 역시 크게 우려된다. 어린 아이들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도 보호자의 손길이 필요하고, 자칫 외부에서 감염병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가정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학교와 가정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 교육 현장에는 지난 10여 년간 구축된 온라인 학습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만큼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지 몰라도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체제가 구축돼 있다.

e학습터, 온라인 학교 등의 국가 채널과 EBS, 유튜브 등을 활용한 콘텐츠도 풍부히 활용할 수 있다. 이미 배정된 담임선생님과의 유기적 원격 소통을 통해 학습 안내를 받고 수행한다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위 학교에서는 학급 단위의 소통 채널을 마련해주고, 개학에 준하는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중앙 정부 단위의 안내보다 담임선생님의 안내에 더 크게 공감하고 따른다는 점을 유념해 불안하고 불편한 학부모와 학생에게 세심한 안내를 해줄 필요가 있다.

교사는 국가 공무원(혹은 그에 준하는)으로 위기 상황에 부여된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동시에 많은 학생들과 생활해야 하는 만큼 교사 개인의 건강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개학이 미뤄진 만큼 준비의 시간이 마련됐다. 정부 당국은 개학 시점에 혼란이 없도록 학교에 대한 방역과 방역물품의 조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위기는 분명 극복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라 두려움도 크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잠시 유예된 '새로운 시작'을 다시 맞이할 만반의 준비가 이뤄지길 바란다.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만수북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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