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0년 전 오늘] 훨훨 날던 항공株…역대급 악재 연속, 한없이 바닥으로

항공여객 수요 증가에 연일 '최고치' 경신…일본불매운동·코로나19 '연타' 내리막길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20.03.08 09:24:20
[프라임경제]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세가 참으로 무서운데요. 국내 증시도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좀처럼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항공주들은 코로나19 타격까지 이어지면서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죠.

2010년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 수요 증가와 함께 유가·환율 안정 등 우호적 환경이 뒷받침되면서 실적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사진은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하는 모습. ⓒ 연합뉴스

10년 전 오늘 항공주들은 정반대 모습을 보였는데요. 잘 나가도 이렇게 잘 나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2010년 항공사들은 항공 수요가 살아나고, 유가와 환율도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매달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었습니다. 

2010년 3월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일 대비 3.62% 상승한 6만2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요. 2010년 들어 대한항공 주가 상승률은 14.57%에 이르렀습니다. 대한항공 주가는 장중 6만3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이날 아시아나항공도 전장보다 2.20% 오른 4175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14.54%나 상승하기도 했죠.

항공주들의 이 같은 선전은 실적에서 비롯됐는데요. 2월 들어 대한항공 여객 수송실적은 103만931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었고, 아시아나항공도 73만9958명으로 19.5% 치솟았습니다. 두 항공사 모두 2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화물 수송실적도 마찬가지로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대한항공은 10만2051t으로 21.7% 증가했고, 아시아나항공도 4만6350t으로 27.7% 급증했는데요. 역시 2월 기준으로 최대치라고 하네요.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201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는 사실입니다.

항공사들은 2019년에 유행하던 신종플루 사태가 사라지면서 여행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정보기술(IT) 물동량까지 늘면서 전반적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었죠.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내려가면서 여행객들의 해외 수요 증가에 힘을 보탰습니다.

전문가들은 항공사 실적 증가에 따른 항공주들의 실적 개선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원화 강세, 신종플루 이연 수요 등으로 탄력을 받아 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2020년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해 일본과 무역 마찰 및 코로나19 여파 등 연이는 악재로 인해 침체기를 맞고 있습니다. 사진은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육군 현장지원팀이 출국자들 체온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일까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항공주들이 10년이 지난 현재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항공주들 주가는 지난해 일본과 무역 마찰로 인해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해당 노선 실적 부진으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올해 1월까지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다시금 내리막길을 향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항공주들을 끌어내리는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죠.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기세에 국내 증시도 2000선을 맴돌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아무리 약세장이라도 틈틈이 솟아났다 사그라지는 종목들이 있는데 반해, 항공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요 급감으로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항공주로 분류되는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티웨이항공(091810) 주가는 2020년 3월6일 종가 기준으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 대비 11~26%대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이중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주가 하락률은 20%대로 가장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날 티웨이항공 주가는 지난 1월20일(5490원) 대비 26.41% 미끄러진 4040원,  에어부산도 20.84% 후퇴한 452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진에어는 17.72% 하락한 1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아시아나항공은 16.95% 내린 426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밖에 제주항공은 2만4850원에서 2만1650원으로, 대한항공은 2만6850원에서 2만3800원으로 약 한 달 반 만에 주가가 각각 12.87%, 11.35% 떨어졌습니다. 

항공주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회복하기도 전에 코로나19로 다시금 타격을 입으면서 주가 회복에 대한 전망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대다수 전문가들은 항공주들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사태 수습 시기가 중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코로나19가 조기에 마무리된다면 항공주들은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이연됐던 항공여객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죠.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적으로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모두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입니다. 그동안 실적 부진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항공주들도 마찬가지 모습인데요. 현재 업계에서는 임원진 전원이 사표를 내거나, 임금을 반납·삭감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디 항공주들이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 10년 전 오늘처럼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길 바랍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