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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대우 결별절차 '신반포 15차' 삼성·대림·호반 '동상이몽' 참전

인근 래미안원베일리VS아크로리버파크 브랜드 대결 속 호반건설 '강남 노크'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3.09 16:42:35

신반포15차재건축 사업지 전경. 해당 사업지는 이미 기존 시공사였던 대우건설이 철거작업을 마무리하고 토목공사를 위한 준비과정에 돌입했었지만 시공사 변경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인근 상가에서는 대우건설 관련 토목공사 인부들이 식사예약까지 완료했었지만 지금은 철수한 상태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이 9일 마감됐다. 5년 만에 재정비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과 사업지 바로 옆 아크로리버파크와 연결된 아크로벨트 구축을 노리는 대림산업, 강남진출을 노리는 호반건설까지 참여한 3파전이 확정됐다.

신반포15차재건축 사업은 기존 시공사였던 대우건설과 결별하고 재입찰절차에 돌입하면서, 그 입지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큰 관심을 모았었다.

사업지는 북측에 1612세대 규모로 조성된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8월 준공)와 동측에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2990세대 규모 반포래미안 원베일리 끼고 남측에 신반포역이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IT기술과 개성을 강조한 고급스러움을 내세우는 4세대 아파트 브랜드 시장을 선도하고자 하는 대형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하지만 인근에 대규모 단지이면서 신반포15차와 마찬가지로 시공사재선정 절차에 돌입한 반포3주구와 사업 추진 일정이 다소간 겹치는 점과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해 최종적으로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 3개사만 입찰에 참여하게 된 상황이다.

◆참여업체들 "수익성보단 명분과 상징"…주요관건 '세밀함' 꼽혀

3개 업체가 최종적으로 참여했지만 그 속내와 배경은 전혀 다른 '동상이몽'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앞의 4세대 브랜드 시장에서의 리딩을 위한 브랜드인지도 선양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인근에 위치한 자사 브랜드 아파트와 연계했을 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참여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신반포15차재건축사업 시공사선정 입찰마감일에 맞춰 건설사관계자들이 관련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조합사무실로 입장하는 모습. 조합에서는 오는 4월1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 중 1개 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하게 된다. = 장귀용 기자



삼성물산은 입찰보증금을 가장 먼저 납부한데 이어 관계자들이 입찰마감 당일인 오늘(9일) 새벽 4시부터 조합사무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오전 9시 업무개시 직후 관련 추가서류를 제출완료하면서 수주의지를 드러냈다.

대림산업은 입찰보증금 납부를 마감 당일 오전에 한데 이어, 현장입성도 오후 1시40분경에 함으로써 전략을 읽히지 않겠다는 의도를 내보였다.

호반건설은 조금 다른 의도가 엿보인다. 호반건설이 이 대결에 끼어들게 된 배경으로 접근할 수 있는 키워드는 '강남진출'과 '1위 공략'이다.

2019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과 3위인 대림산업이 벌이는 이번 싸움에 참전함으로써 1등과 싸우는 이미지를 만들어 기업과 브랜드인지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1위에 5년 만에 재정비사업에 뛰어든 삼성물산과 대결을 펼칠 수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강남시장에 인식시켜, 다소간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던 무게감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입찰을 저울질 하던 신반포21차에서 마감당일 전화로 최종적으로 입찰을 포기했던 호반건설은 당시 3.3㎡ 650만원이라는 조건을 마다하고, 이미 완료된 철거작업의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3.3㎡당 510만원대가 상한인 신반포15차에 진출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전에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인지도를 크게 상승시킨 바 있다는 점도 설득력을 배가시킨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관계자는 "해당 사업지는 수익성을 따지기 보다는 상징성과 의지표현의 차원이 더 크다"면서 "참여한 3개 업체 모두 의지가 강한 만큼 얼마나 세밀한 부분에서 승부가 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해임 움직임 의식…조합 "시공사 선정 기일 앞당긴다" 

이렇듯 3개 업체가 의지를 내보인 가운데 조합은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총회를 오는 4월1일로 앞당겨 시행할 예정이다. 

시공사 교체과정에서 발생한 조합원들의 불만을 잠재운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

코로나로 인해 기존 3월10일에서 4월11일로 연기된 임시총회에서 조합임원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공사와 제안서로 조합원들의 민심을 달래겠다는 의도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앞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조합이 시공사변경 절차에 돌입하면서 피할 수 있었떤

신반포15차 조합사무실 앞에 붙은 임시총회 소집공고문. 당초 3월10일로 예정됐던 임시총회가 4월11월로 미뤄짐에 따라 조합에서는 시공사선정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해 임원해임 움직임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를 내비췄다. = 장귀용 기자



김종일 신반포15차재건축조합장은 "이미 진행된 철거비용을 제하고 책정된 예정가격 2400억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개별홍보를 금지하고 추가적인 비용 발생을 부과하지 않을 시공사로 선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합과 기존 시공사였던 대우건설의 본안소송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새로운 시공사 선정 이후 대우건설과 앞서 발생한 비용 등을 어떻게 협상해나가는가도 조합의 숙제다.

신반포15차 현장 펜스에 설치된 비상대책위원회 플랜카드.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무리하게 시공사를 변경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고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면서 조합임원 해임절차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 장귀용 기자


이와 관련해서 김 조합장은 "심리를 마치고 추가자료 제출절차도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면서 "앞서 대우건설과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비용을 처리하기 위해서 증거보전절차를 신청한 만큼 이후 일정도 걱정하지 않고 있다. 임시총회를 추진하고 있는 조합원들과도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고 시공사 선정과정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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