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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직접비 상승 못 따라가는 사업비, 아웃소싱 업계 '부담 가중'

직접비 75%→79% 증가 "아웃소싱업계 1% 마진 버티기 돌입"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0.03.19 15:25:48

[프라임경제] 2005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컨택센터의 아웃소싱화가 현 정부들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15년간 운영해 오던 아웃소싱 시장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과 상담사 처우개선 등으로 직접비 비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사업비 증가폭은 고용노동환경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아웃소싱 업계에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신규 시장을 찾던 아웃소싱 업계에는 공공기관이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블루오션'이던 시장이 15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적게는 8번 이상의 입찰을 거치면서 '레드오션'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상담사 인건비에 해당하는 직접비는 꾸준히 상승한 반면 아웃소싱기업들의 일반관리비와 이윤은 꾸준히 감소를 거듭해 아웃소싱초기에는 사업비의 12%까지 차지하던 것이 현재는 3%선이 대다수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업비의 증가폭이 주 40시간과 같은 고용노동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는 것.

공공기관 콜센터의 아웃소싱화 바람은 건강보험공단을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서울120다산콜센터 등 적게는 500석 많게는 1500석이 넘는 대형 센터를 시작으로 소규모로 운영되던 지자체 콜센터까지 확대됐다. 

공공기관의 콜센터 규모는 1만명으로 2017년 초까지만 해도 아웃소싱이 90%를 넘게 차지하고 있던 시장이다.

초창기 아웃소싱을 실시한 공공기관의 콜센터 상담사들은 대부분 정규직과 계약직이 주를 이루었다. 이들은 소속이 아웃소싱기업으로 전환되면서 기존에 받았던 임금과 복리후생을 받길 원했고 이같은 니즈는 도급비에 반영됐다.

해를 거듭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아웃소싱 시장에 뛰어들었고 전문성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는 레퍼런스 차원에서라도 공공기관의 실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일반관리비와 이윤은 곤두박질쳤다. 업계의 이익률이 감소했다면 역으로 상담사의 급여가 증가했어야 하는데 사업비 증가폭이 둔화 되면서 상담사 급여 역시 큰 폭의 조정이 없었다.

공공기관의 직접비 상승은 민간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쳐 직접인건비 비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아웃소싱 업계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직접인건비 적게는 70%, 많게는 80% 업체마다 '천차만별'

고객사의 사업예산은 매년 물가 상승분과 평균적인 초저임금상승분 만큼 반영된데 반해 직접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담사의 최저임금은 사업비 상승분을 훨씬 뛰어 넘으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직접인건비 비중이 높아졌다.

각 기관의 년도별 직접비 비율.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가 주요 공공기관 입찰정보 15년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09년도에는 평균 74%대 이던 직접비가 2020년에는 79%까지 상승, 일반관리비와 이윤의 하락을 부추겼다.

A기관의 경우 2005년 자체센터를 아웃소싱으로 맨 처음 전환했다. 컨설팅을 통해 아웃소싱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직영일 때와 같은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2009년 직접비 비율은 73.5%로였지만 다른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에 비해 급여가 월등히 높았다. 아웃소싱업체 또한 간접비 18.5%를 더해도 일반관리비와 이윤의 폭이 8%에 달해 복지에 더욱 신경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79%로 상승,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합쳐도 3%를 넘지 못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원을 항상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예비인력을 가지고 갈 수 밖에 없고 예비인력 비율에 따라 직접비가 오버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A기관 관계자는 "사업비 중 상담사 처우개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운영사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지만 거기까지는 신경을 못 써주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또, "사업비를 산출해 매년 올리고 있지만 국가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에서 삭감하거나 동결되는 경우가 많아 한정된 사업비로 센터를 운영하다보니 아웃소싱업체의 직접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상승률을 살펴보면 2016년에는 전년대비 8.06%, 2017년 7.29%, 2018년 16.38%, 2019년 10.89%, 올해는 2.87%가 상승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두 자리 수 상승을 기록하면서 최저임금 1만원대를 가시권에 뒀다.

10여년 넘게 아웃소싱으로 운영해오다 지난2017년 재단이 설립된 B기관의 직접비 비율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76% 대를 유지하다 2014년 78%까지 상승했다.

이 기관 역시 콜센터 업계에서 최고의 상담사 임금을 주기위해 상담사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금융과 통신사의 급여 수준 까지 조사해 반영했다. 그 결과 이직률이 낮아지고 상담사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반면 운영사 입장에서는 낮아진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가지고 SLA(Service-Level Agreement)를 유지해야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B기관 운영업체 관계자는 "2014년부터 직접인건비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업체마다 직원 인건비가 달라 최저기준을 제시하기 위함 이다"며 "직접비 기준을 통일하면서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지만 도급사가 달라 상담사들 간의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윤 낮아진 데는 사업비 비현실화 치열해진 업체간 과당경쟁

입찰을 통해 수주하는 사업은 경쟁자가 많을수록 저가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하향 평준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직접비 비율을 지정할 수는 있지만, 비율이 지나치게 높게 산정돼 있다고 우려했다.

사업비 중 직접비가 79%이면 간접비 18.5%를 더한 게 인건비계가 된다. 나머지가 제비용과 일반관리비와 이윤이 차지하는데 그 폭은 2~3% 내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진율 2%를 산정해 운영한 사업은 살얼음판을 걸을 수 밖에 없다. 다른 산업에 비해 이직이 높은 컨택센터는 채용비와 교육비가 많이 들어 이직률이 예상치를 벗어나면 비용이 증가해 역마진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아웃소싱 업계 관계자는 "콜센터 사업비가 10년 전과 비교해 볼 때 사업비는 크게 올라가지 않았는데 반해 직접인건비 비율은 대략 75%에서 높은 곳은 79%까지 급증했다"면서 "아웃소싱 업계는 마진율 1%를 보고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을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윤이 낮아진 데는 사용기업의 사업비를 현실화하지 못한 이유와 아웃소싱업체간 과당경쟁이 한 몫 했다. 또한 최저임금 수준에서 형성된 상담사들의 급여수준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 임금 수준에서 급여가 형성되다보니 인상률에 따라 도급비도 달라지는데 사업비 인상률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임금 인상분을 아웃소싱업계가 부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2018년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16%인상 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최고조에 달했다. 절반인 8%정도씩 부담하자고 요구하는 기업부터 물가상승률인 3%정도만 올려주겠다는 곳도 있었다. 16% 모두를 도급비로 올려준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 였다.

일반관리비와 이윤이 줄어들게 되면 아웃소싱업체의 수지가 약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근로자들의 복지나 소속감의 결여로 이어진다. 아웃소싱업체 소속 상담사들이 노조를 만들어 직영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것도 임금 상승과 복지혜택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뒤떨어진 복지로 상담사들에게 소속감을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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