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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감시위, 승계+노동 동시에 칼질 '양동작전' 요구 왜?

사회 비판 여론 및 코로나19 등 글로벌 경색 비상해법으로 돌파 위기감인 듯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3.11 17:02:21
[프라임경제] 삼성 준범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게 강도높은 개혁을 주문한 동시에, 여러 채널로 동시에 이 개혁 작업을 이뤄달라는 문제도 짚었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과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법을 어긴 일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11일 권고했다. 삼성의 '무노조 원칙'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그룹 임원들이 대화 중인 모습. ⓒ 연합뉴스

준법감시위는 과거 삼성그룹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대체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총수 일가의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의무를 위반하는 행위가 있었던 점에 대해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 차원의 반성과 사과를 권고했다.

또 계열사에서 수차례 노동법규를 위반하는 등 노동관계를 경시했다는 사회  일각의 주장도 수용, 삼성의 변화를 촉구했다. 준법감시위는 노동관계에서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재발방지 방안을 노사 간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삼성그룹 사업장에서 '무노조 경영' 방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 등을 이 부회장이 직접 표명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준법감시위는 삼성이 그동안 시민사회와 신뢰관계를 구축하지 못했다고 보고 이 부회장은 물론, 관계사 모두가 시민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해 공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11일자 권고안은 대단히 빠른 조치로 풀이된다. 준법감시위가 형식적인 도구이거나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형량 협상용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지적을 불식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이러한 세간의 백안시와 함께, 삼성이 현재 글로벌 경제 위기 국면에서 빠르게 과거와 단절,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위기감도 바탕에 깐 것으로 읽힌다.

이는 특히 삼성에게 대단히 어려운 과제인 노동 분야와 승계 문제를 모두 동시에 해결하라고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대두된다.

본지에서는 삼성의 개혁 작업은 승계보다 노동이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삼성과 준법감시위의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해 왔는데 이러한 문제를 장고 끝에 과감히 손대기로 결정한 셈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상황이 나빠지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코로나19 여파에 영향을 받는 모습, 반도체 시장에서의 역할 제고를 고려하는 사정에도 적잖은 위기 상황의 영향이 미치는 상황 속에서 당초 부탁받은 개혁 폭 이상으로 빠른 조치를 건의하기로 준법감시위가 결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살을 일부 도려내서라도 빨리 고름을 제거하고 다음 치료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이러한 제안을 그룹 오너 일가와 계열사들이 십분 수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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