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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원유 DLS '원금 손실' 가능성에…투자자 공지

129개 상품·미상환잔액 총 1500억원…"만기 시 회복되지 않을 경우 손실 발생할 수 있어"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20.03.11 17:16:34
[프라임경제] 최근 국제유가 폭락으로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이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하면서 해당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들이 잇따라 투자자들에게 원금 손실 가능성을 공지하고 나섰다. 

증권사들은 아직 원금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고객에게 세부요건을 안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산유국들의 치킨게임이 언제 종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국제유가가 20% 이상 폭락하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가 '녹인'에 진입하자, 증권사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자에게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해 안내했다. 사진은 삼성증권 홈페이지 내 'DLS 원금 손실 조건 발생' 관련 공지. ⓒ 삼성증권 홈페이지 캡처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대우(00680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은 원유 DLS 상품이 유가 하락으로 인해 원금 손실 조건이 발생했다고 각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해당 원유 DLS는 △NH투자증권 38개 △미래에셋대우 20개 △한국투자증권 54개 △삼성증권 17개다. 이들 증권사의 전체 미상환잔액은 총 1533억원에 달한다. 

지난 9일(현지 시각) 국제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원유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감산 결렬 등으로 20% 이상 폭락했다. 이에 따라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가 '녹인'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대개 '녹인'은 가입 당시 유가의 45~50% 선이다. 

삼성증권2570 DLS의 경우 국제유가가 폭락한 지난 9일 기준으로 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녹인 접근도는 101.04%, BRENT는 102.64%였다. 녹인 접근도는 '녹인' 가격까지 접근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100%가 되면 녹인이다. 이 상품의 녹인 예상가격은 WTI 31.49달러, BRENT 35.39달러다. 

한국투자증권트루1406의 경우도 WTI와 BRENT 기초자산 상품의 녹인 접근도는 각각 106.09%, 107.77%였으며, 녹인 예상가격은 WTI가 33.15달러, BRENT가 37.26달러였다. NH투자증권 'DLS 3232회'는 WTI 배럴당 31.13달러, 브렌트유 34.36달러로 기준가의 48% 선인 WTI 32.58달러, 브렌트유 36.69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녹인'에 진입했다.

보통 DLS는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가격의 70~80% 이상이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지만, 한 번이라도 '녹인'에 진입하면 만기 때 최종 가격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WTI와 BRENT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녹인' 레벨이 45~50%인 미상환잔액은 약 9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홈페이지 공지에서 "지난 9일 종가가 하락한계가격 이하로 하락함에 따라 DLS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해당 DLS는 가입기간 중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한계가격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만기 시 원금이 보장되지만, 이하로 하락한 경우 만기 시 수익률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만기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의미로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최종 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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