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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인터뷰] "아일랜드 사회혁신의 허브" 아일랜드비즈니스연합 모리아 호르간

아일랜드 최대 규모 CSR단체 "서유럽에선 CSR 보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김준형 특파원 = 런던 | press@newsprime.co.kr | 2020.03.14 12:59:48

[프라임경제] "기업이 지속가능성과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20년 동안 이를 위해 노력했다."

Business in the community Ireland 로고. ⓒ 아일랜드비즈니스연합

모리아 호르간(Moria Horgam) 총괄 마케팅 책임자(Head of Marketing)는 지난 2월24일 프라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녀가 몸담은 아일랜드 비즈니스 연합(Business In The Community In Ireland)은 아일랜드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만 참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분야의 허브 단체로 현재 약 100여 개의 기업을 멤버로 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IBM 등 글로벌 기업부터 IRISH LIFE와 같은 지역 내의 가장 성공한 기업들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유럽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다. 1990년대부터 유럽연합의 주도로 회원국들의 기업 사회 공헌은 지속적으로 제도화됐다. 이를 토대로 세워진 CSR유럽(CSR EUROPE)이 설립, 국가별로 지역 파트너를 두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활성화를 위해 기여하고 있다. CSR유럽은 유럽 최대의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허브로 30여 국가의 1만여개 기업을 네트워크로 두고 있으며, 아일랜드에서는 아일랜드 비즈니스 연합이 대표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모리아 호르간 총괄 마케팅 책임자와의 일문일답.

모리아 호르간 책임자. ⓒ 아일랜드비즈니스연합

- 단체를 소개해 달라.

"아일랜드 비즈니스 연합은 설립된 지 20년이 된 단체다. 아일랜드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100여 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일하고 있다. 단체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번영할 수 있도록 탄소배출 감소나 빈부격차 등의 사회문제를 기업들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년 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직원이 단 두 명만 있는 작은 단체이었지만 현재는 6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일랜드의 중소기업들하고도 같이 협력해서 일하고자 노력했으나 여러 시행착오 끝에 현재는 작은 단체와는 같이 파트너십을 맺고 일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이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단체 운영의 실질적 측면을 고려하여 내린 결정이다."

- 단체의 운영방식은 어떤가. 또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단체는 주로 멤버십 가입비를 통해 운영된다. 기업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략 연간 1350만원에서 2700만원을 가입비로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다수가 사회에 환원되고 나머지는 단체 운영 및 유지를 위해 쓰일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134억원 가량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쓰였으며 이는 CSR유럽과 같은 비영리단체가 하는 역할과 비슷하다.

많은 사설 기관이 아일랜드 비즈니스 연합이 하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현재까지는 아일랜드 비즈니스 연합만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은 없다. 여러 분야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및 영향을 미치기에 필요한 충분한 제정확보가 부족한 것이 그 이유로 보인다. 이에 우리는 항상 새로운 멤버를 모색하기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체계화된 1:1 방식의 전문 컨설팅을 진행함으로써 매년 95% 이상의 멤버를 계속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 이 단체에 입사한 계기는, 그리고 역할은 무엇인가.

"입사하게 된 것은, 13년 전 아일랜드 비즈니스 연합의 전 대표의 추천 덕분이었다. 당시에는 전 대표가 모은 10개 기업만이 기업의 사회공헌 분야에 관심을 표하고 있었다. 이에 단체 내에서 내 역할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매년 10∼15개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회공헌 분야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도가 많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10여개의 기업을 끌어들인데 반해, 지난 한 달 만에 10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 CSR 산업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사실상 CSR란 단어는 최근 들어 거의 쓰지 않는다. 서유럽에서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말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20년 전 우리가 창립했을 당시에 CSR은 기부를 위한 자선사업에 불가했지만, 현재는 사업을 위한 지속가능성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 13년간에 경험에 비추어 이 산업 분야의 변화를 살펴보았을 때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 기후변화나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의 노랑 조끼가 생긴 것처럼 회사들이 점점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을 고려한 사업, 직원들의 복지, 성별과 인종의 상관이 없는 채용 등이 없다면 기업이 앞으로 발전하기 힘들어서 기업의 변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미래 목표나 꿈에 대해 얘기해달라.

"우리의 목표는 기업을 더욱 발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 행성을 파괴한다거나 불평등한 사회를 조장한다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없다. 이에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건 정말 중요하다. 최근에 한국 영화 페러사이트를 보며 아일랜드에 있는 빈부격차 문제가 세계 어디에나 있음을 다시 절감할 수 있었다.

이에 우리 비즈니스의 목표는 변화를 이룰 수 있을 만큼 뼈대를 탄탄하게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기후변화가 미치는 악영향에 제동을 걸고 기업들이 더욱 관대하고 다양성을 갖출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이는 우리가 비즈니스를 더욱 잘되게 만들려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지는 못한다. 하지만 오래 전에 일본에서 공부했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국가 간의 텐션 등은 기억이 난다. 사실 나는 한국의 젊은층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영화산업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페러사이트(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와 같이 불평등을 다룬 영화의 성공을 보면서 한국사회의 변화나 흐름 등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특히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상품이 매우 많아서 아시아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권 문제는 남아있기 때문에 젊은층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우리 단체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CSR포럼이 있음을 알았을 때 매우 놀랍고 기뻤다. 우리는 20년 동안 단체를 운영하면서 동일한 이름을 가진 단체 이름을 영국에 쓸 수 있도록 하게 하기도 했고 에스토니아, 그리스, 불가리아 등의 CSR네트워크 단체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조언하고 컨설팅하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CSR포럼 한국단체도 이런 측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모리아 호르간 마케팅 총괄 책임자는 20년 이상 IT, 영화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경력을 쌓은 마케팅 스페셜리스트이다. 한국과의 관계에 큰 관심이 있으며 특히, 삼성 등 IT업계에 큰 관심을 표하고 있다.

한편, CSR포럼은 한국 유일의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모임으로서 330여 개의 기업과 550여 명의 기업 담당자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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