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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 "이솝우화 내 박쥐 꼴"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0.03.16 09:22:33
[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3일 74.1%의 압도적인 결과에 따라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발언에 대해 4+1 협의체에 참여했던 민생당과 정의당은 반발하는 상황이다.

강신업 민생당 대변인은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수치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면서 "의석 수에 혈안이 된 기득권 적폐 정당일 뿐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당은 "결정을 존중해달라"면서 불참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원외 소수정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독려를 위해 1번부터 9번까지 앞 순번은 미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에게 양보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군소정당들의 후보 검증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자당의 시스템을 활용해 검증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군소정당이 검증한 인물들도 더불어민주당의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더불어민주당의 입맛에 맞추기 위함으로 보인다. 

사실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한국당을 비판하지만 미래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 강행에 의한 반발로 생긴 부산물이다.

그 당시 미래통합당의 전신 중 하나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일관되게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했으며 통과가 된다면 비례정당을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그러면서 선거법 개정안 강행으로 인한 편법을 강조하기 위해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미래한국당을 창당해 지지자들의 명분을 살려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제1 야당 의석을 제거하기 위해 이들과의 합의도 없이 선거법을 강행했으며 4+1 협의 과정에서도 비례민주당을 만들 생각은 없다고 강조한 상황에서 본인들의 정치적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권리당원들의 투표로 결정한다고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을 연출했다.

또한 선거법 개정안 협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에 캡 씌우기, 석폐율제 삭제, 그리고 봉쇄조항 5% 상향 같은 자당의 의사권만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군소정당의 반발을 사 협상이 결렬될 뻔한 전례가 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한국당의 꼼수에 대해 꼼수로 대응했지만 미래한국당의 명분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솝우화에선 박쥐가 날짐승과 들짐승 사이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것만 얻으려다가 모두의 미움을 받는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이처럼 더불어민주당은 상황이 어렵다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자당 의원의비판을 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앞 순번을 군소정당에게 주는 것이 아닌 모든 순번을 군소정당에게 주는 방식으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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