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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끝낸 현대건설, '사실상손실' 미청구공사금 업계최대로 "고민"

전문가들 "개선필요…손실감수 과열경쟁 자제해야"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3.19 17:35:58
[프라임경제] 현대건설(000720)이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선임과 재무제표, 이사보수한도를 승인한 가운데, 업계 최대규모인 미청구공사금이 여전한 골칫거리로 지목됐다.

현대건설 주주총회는 19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소재 현대빌딩 사옥 지하 대강당에서 열렸으며,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K-eVote)가 적극적으로 도입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보고된 감사내용과 승인된 재무제표에서는 현대건설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미청구공사금이 핵심 감사내용으로 지적됐다.

미청구공사금은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했지만, 발주처에 공사비를 요구하지 못한 금액으로, 설계변경이나 공사기간연장 등에서 발생한다. 이 경우 건설사는 미청구공사대금을 수익으로 기록하지만 지급의무가 없기 때문에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간혹 업체에서 손실시점을 뒤로 늦추기 위해 미청구공사금으로 회계를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감독원이 2015년부터 미청구공사에 관한 감사를 강화하면서 건설사들도 미청구금액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현대건설은 여전히 대형건설사 중 가장 많은 미청구공사금을 기록하는 중이다.

현대건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금은 △단일기준 1조7612억7500만원 △연결기준 2조2824억72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총 자산은 단일기준 11조3029억1800만원과 연결기준 18조2269억7200만원으로, 미청구공사금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15.63%와 12.52%에 달한다.

때문에 감사보고서에서도 "미청구공사 금액이 연결재무제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고 고객리스크 등으로 회수가능성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 있으며, 연결재무제표에 끼치는 영향이 유의적"이라고 명시했다.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이 미청구공사금액이 1조7600억원에 달하는데 반해, 1위를 기록한 삼성물산의 경우 9698억1200만원을 기록하면서 1·2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셈이 됐다. 

현대건설은 다만 작년부터 미청구공사금이 1조원대로 내려온 뒤 계속 감소세에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금 상황이 불안한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업계에서 비율과 전체금액이 높은 만큼 더욱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미청구공사금은 과거 '회계폭탄'으로 불릴 정도로 조선업과 건설업의 대표적 잠재적 부실로 꼽혔다"면서 "통상 총자산의 30%수준이거나 3년 연속 증가를 보이면 위험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현대건설의 경우 감소세에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업계최대규모인 만큼 시장불확실성 제거 측면에서 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관계자는 "미청구공사금액은 공사수주과정에서 '공사비 증가 없음'과 같은 무리한 약속을 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면서 "수주전에서 과열경쟁으로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치밀한 전략으로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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