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업계 '해외투자 완화' 호흡기 달아줘야

2020-03-19 18:09:16

[프라임경제] '첩첩산중'이라는 사자성어가 최근 보험업계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 2009년이후 10년 만에 기록한 최악의 실적과 저성장·저출산·초저금리 삼중고, 더불어 코로나19라는 쇼크까지 맞닥뜨린 보험업계는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경험 중이다. 

이에 더해 보험사 해외투자 30%룰을 완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17일 열린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까지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며, 본회의 문턱에서 좌절을 겪었다. 

이번 개정안은 보험회사 해외투자 한도를 총자산 50%까지 늘리는 것이 골자다. 현행 보험업법은 외국통화, 외화증권, 외화파생상품 등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 한도를 일반계정의 경우 총자산 30%, 특별계정 총자산 20%로 각각 규제하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초저금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국내 장기국채를 사들이고 있지만, 국내 장기국채(20년 이상) 거래 비중은 지난 2018년 2.9%에 불과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대부분 생명보험사 해외투자 비율은 20%에 육박하면서 한도를 채운 상황. 자산·부채 관리를 위해 해외 장기채권 투자를 당장 늘려야 하는 가운데 이번 규제 완화 무산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은 안정적인 자산운용에 기반을 두고 보험계약자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국공채 위주의 채권 등에 주로 투자하며 수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초저금리 상황에선 기준금리에 민감한 채권 투자 등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는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없는 악순환에 해당된다.   

이처럼 금리가 떨어지고 운용수익률이 낮아지면, 보험사는 예정이율 인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 시까지 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일컫는다. 보험회사는 상품을 설계하고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 예정이율을 정한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 부담은 커지고 결국 소비자는 보험업계의 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셈이다.

지난 1991년 저금리가 고착화되며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은 한국 보험산업의 좋은 '반면교사'다. 이 시기 일본에선 8개 보험사가 연이어 무너졌으며, 저금리를 이겨낸 보험사는 자산 중 장기채권 비중을 늘리고 위험자산을 줄인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강화했다. 

국내 보험사들도 최근 ALM을 위해 미국 등 장기 해외유가증권 투자를 늘리면서 금리 변동으로 인한 보험사 자본변동성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때문에 장기채권 비중을 늘리는 게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보험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적용할 때 금리변동에 따른 자산과 부채 변동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장기채권 투자를 필수로 꼽는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초장기채권이 턱없이 부족하며, 해외투자는 과거 규제에 얽매여 아직까지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보험업계가 불황을 넘어 업계 전체 존폐위기를 걱정하는 만큼 '해외투자 한도 완화'라는 호흡기는 중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보험업계가 '엎친데 덮친 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만큼, 정부의 시장상황을 반영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나 대책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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