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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그룹, 오는 27일 주총 '석유화학사업부' 물적분할 '주목'

오너 관심 듬뿍 '석화사업' 독립신호탄…별도법인 합병 가능성까지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3.23 18:21:51
[프라임경제] 대림그룹 주력계열사인 대림산업(000210)의 주주총회가 이번주 27일로 다가옴에 따라 주총 주요안건으로 꼽히는 필름사업 분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분할이 오너일가가 주력하고 있는 석유화학부문을 대림산업에서 떼어내, 지배력이 강한 대림코퍼레이션 산하 법인으로 통폐합 하려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12일(13일 기재정정) 주주총회소집공고를 공시하면서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분할계획서 승인 등 6개 안건을 부의했다.

기업분할 계획서는 석유화학사업부 중 필름부문을 물적 분할방식으로 분리하고, 이를 비상장법인 자회사로 다시 종속시키는 방법을 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오너일가가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석유화학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시킨 후, 앞서 대림코퍼레이션에서 분할된 대림피앤피와 합병해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드는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림그룹은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를 통해 PE(폴리에틸렌)·PB(폴리부텐)·EPO를 생산해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판매했으며, 필름제품은 대림산업에서 직접 판매해 왔다. 하지만 마케팅역량 강화를 이유로 대림코퍼레이션에서 위의 제품 판매를 담당하던 인력을 물적 분할해 대림피앤피를 만들었던 것.

여기에 직접 판매를 해 온 필름사업을 '대림에프엔씨'로 분리시키는 조치가 나오면서, 계열사 내에 흩어져 있던 석유화학사업 유관부문들이 '해쳐 모여'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석유화학사업의 분리합병이 이해욱 회장을 필두로 한 오너일가의 기업지배구조 강화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림코퍼레이션의 대림산업 지분은 21.67%이며, 이해욱 회장은 지분 52.3%(우호지분 포함 62.3%)를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대림산업을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시말해 석유화학사업을 대림산업에서 분리한 뒤, 대림코퍼레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대림피앤피와 합병해 석유화학사업을 직접적으로 관리, 지배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KCGI강성부펀드와 국민연금 등 견제세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KCGI강성부펀드는 지주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를 보유해 2대 주주로 대림산업을 포함한 그룹지배구조에 대한 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은 대림산업에 12.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최근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해욱 회장의 대림산업 사내이사 퇴진도 이러한 큰 그림을 위한 1보 후퇴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해욱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포기 이후, 이해욱 회장을 견제하던 KCGI강성부펀드 등 주주들은 환영의사를 밝히면서, 이러한 이해욱 회장의 선택에 힘을 실었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이번 주주총회 부의안건에 대한 반대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당시 법인 동양SPV를 설립해 소액주주 중심 기업인수를 시도했던 동양소액주연대 또한 이번 주주총회 관련 참고서류 공시를 통해 부의안건 반대 위임장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주주들은 법무법인 이정을 통해 "재무제표의 경우 전자공시 내역과 다르기 때문에 장부열람이 필요하고, (기업 분할도) 이해욱 회장 전용 비상장사로 대림산업 주주들의 자산 이동을 위한 행동"이라며 "의결권을 위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동양SPV가 소유한 주식이 단 1주라는 점에서, 무게감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 외부 평가다. 

업계관계자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소액주주의 단순 의혹제기만으로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소액주주도 의결권을 가진 주주인 만큼 그 의사를 존중하며, 원활한 총회준비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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