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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진짜 위기 강조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복귀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03.24 08:20:27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0년 3월24일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2010년 3월24일. 이날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복귀를 선언한 날입니다.  

당시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이던 이인용 부사장(현 삼성전자 사장)은 "이건희 전 회장이 오늘 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인용 부사장은 이 전 회장 복귀에 대해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문제를 논의한 끝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전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복귀 배경에 대해서는 "토요타 (리콜) 사태를 지켜보며 사장단이 느낀 위기감이 상당했다"며 "복귀 요청 건의문을 작성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현 삼성경제연구소 회장)이 이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부연했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복귀에 앞서 삼성그룹 공식 SNS를 통해 복귀소감을 밝혔는데요. 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에 따른 특검 수사로 2008년 4월22일 퇴진을 선언한 이후 23개월 만이었는데요.

앞서 이 회장은 삼성 특검이 기소한 사건들에 대한 재판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에 따른 배임 혐의와 관련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및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습니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유였죠.

특히 이건희 회장 경영 복귀 발판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MB정부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MB정부는 2009년 12월31일 이건희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을 단행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 회장 사면에 대해 '동계올림픽' 때문이라고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했죠.

다만, 매우 이례적으로 경제인에 대한 '원포인트' 사면이었기 때문이었던 탓에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경영 복귀에 신중을 기하던 이 회장은 특별사면 안건이 통과된 지 약 3개월 뒤이자 2010년 3월24일에서야 '위기 극복'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이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연합뉴스

이건희 회장은 경영 일선 복귀 목적을 이뤄냈습니다. 삼성전자 실적 개선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인데요. 

실제 삼성전자의 201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3% 증가한 17조3000억원을 기록, 연간 사상 최대치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합니다.

이어 1년 6개월 후인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최종 결정되자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이 회장에 대한 '특혜 논란'은 일부 불식됐습니다.

10년이 지난 현재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황인데요. 

이 회장은 의식은 없지만 특별한 의료기기 도움 없이 스스로 호흡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병상에 누워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요법 등도 함께 받는 것으로 전해졌죠. 

그렇다면 이건희 회장이 복귀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업계에서는 "지금 이 회장 건강 상태로는 경영자로서 복귀 가능성은 매우 낮거나 없다"라고 관측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내 모든 산업계가 위기에 빠진 이때 실직적으로 거대기업 삼성을 이끌고 있는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경영 복귀 때처럼 '위기 극복'을 위한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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