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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에 예적금 금리까지 '제로 시대' 은행들 어쩌나?

수익 감소, 고객 이탈 우려까지…월급통장 유치가 관건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3.25 15:19:43

시중은행들 본사 사옥. ⓒ 각 사

[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금융권까지 꽁꽁 얼려버린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하로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들 수익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예적금 금리까지 떨어지자 은행을 찾는 고객들 발길마저 줄어 금융권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은행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무려 0.5%p 낮춘 0.75%로 인하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당초 기준금리 0.25% 인하에 맞춰 사업계획 등 경영 전략을 세운 은행권에서는 예상보다 큰 인하폭으로 대폭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시중은행들도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이르면 이달 마지막 주,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예금금리를 낮출 계획이다. 다만 고객 이탈을 감안해 시차를 두고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미 시중은행들이 일부 상품 금리를 한 차례 내렸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21일부터 주거래 미래설계통장과 주거래 S20통장 우대 이율을 연 최고 1.50%에서 1.25%로 내렸다. 하나은행도 △하나 원큐 정기예금(만기 1년) 기본금리 1.10%(기존 1.35%) △N플러스 정기예금(만기 1년) 1.25%(기존 1.50%) 등 22개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45%p까지 조정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원(WON) 예금 금리 0.50~0.87%(기존 0.50~0.95%) △위비정기예금 1.10%(기존 1.40%)로 낮췄으며, KB국민은행 역시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1~6개월) 금리를 0.70~1.10%에서 0.60~1.00%로 인하했다.

실제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0.75~1.65%에 불과하다. 

여기에 향후 금리가 더욱 낮아질 경우 은행들 이자수익 역시 동반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 주 수익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적금 금리 차이)이 감소한 것은 물론, 낮은 수익률 때문에 예적금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시중은행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저비용 자금 조달을 통해 수익을 방어하기 위해선 월급통장 등 핵심 예금이 중요한 생존 수단이 대두되고 있다. 다만 핵심 예금 고객들의 경우 쉽게 주거래은행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규 고객 유치가 만만치 않다. 

현재 은행들은 이체수수료 면제나 각종 포인트 지급 등 혜택을 담은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최근 출시된 상품의 경우 우대 조건 충족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거나 신용대출 때 추가 우대 금리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파생결합펀드(DLF)나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의 여파로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를 통한 비이자 수익 증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핵심 예금 고객 이탈 방지 및 비중 확대가 생존 방안 중 하나이기에 고객을 끌어들이는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 말했다.

코로나19에 제로금리까지 갈수록 악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은행들이 과연 새로운 수익 채널을 발굴해 현재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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