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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교육 다반사③]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교육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 | press@newsprime.co.kr | 2020.03.30 20:23:00

[프라임경제] 개학이 또 연기됐다. 이번에만 세 차례, 4월 초로 미뤄지면서 대입의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데 더 큰 걱정은 2주의 기간이 추가로 연기됐지만, 코로나19의 사태가 그 시점이 되었을 때 극적으로 좋아질 것 같지가 않다는 점이다.

대구 지역의 감염추세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수도권에서 콜센터와 교회 등에서 집단 감염 확산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우려되었던 학생 감염자 중 사망 사례도 나왔다는 점은 더 큰 우려를 불러온다.

학교의 특성상 밀접 접촉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아무리 확실한 방역을 한다고 해도 확진자가 있을 경우 확산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할 수 있다. 의료진들과 관계자들의 헌신, 대국민 협조 등으로 빠른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가 희석될 우려가 있는 안심이나 현재 상황에 대한 자화자찬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의 개학 연기는 불가피한 조치이며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당연한 결정으로 봐야 한다. 법정 수업일수와 시수가 있지만 학업 이수보다 건강이 중요한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휴업의 기간이 길어지며 가정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양육하는 학부모의 고충뿐 아니라 왕성하게 움직여야 할 아이들이 겪는 답답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습 결손을 보완하기 위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안내하고 있다.
 
미래 교육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 상상해보며 '학교가 사라지지 않을까?', '컴퓨터가 모두 가르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본의 아니게 이번 사태로 인해 온라인만으로 진행되는 교육이 빨리 이뤄지게 됐다. 일시적인 보완 대책이긴 하지만 미래 교육의 상황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아직은 모두에게 낯설기 때문에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의 헌신과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늘고 있다. 생각보다 빨리 찾아 온 온라인 중심의 교육을 현재 상황에서 바라보는 것은 미래 우리의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채워야할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필자는 현재 활용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들을 소개하고 장점과 단점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학습자의 성향과 능력에 맞춰 선택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시스템은 사실 꽤 오래 전부터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KERIS의 에듀넷을 기반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의 시스템을 통합한 'e학습터'가 있다. 'e학습터'는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구성한 만큼 전국 공통으로 활용 가능한 교수 학습 자료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클립 형태의 학습 영상 체제로 개편해 아이들이 집중 수업을 들을 수 있게 구성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콘텐츠가 없어 중학생까지만 가능하다.
 
KEDI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스쿨은 실제 학력 인정을 전제로 개발된 시스템으로 수업의 관리와 이수가 정교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학력 인정과 관련된 시스템이어서 관리교사의 지정과 학기 단위의 처리가 이뤄지며, 다수 접속이 이뤄질 때 시스템이 불안정할 우려가 있다.     
 
EBS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그리고 교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정규 학습프로그램 이외에도 클립 형태의 콘텐츠를 유튜브에 연동시켜 학습자가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그러나 높은 인지도 만큼 많은 접속이 이뤄지다보니 과부하가 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사설업체의 다양한 플랫폼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적용에 앞서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직접 경험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어떤 것을 선택하면 좋을지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교육적 관점을 가지고 판단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찾아온 온라인 교육의 전면 적용이지만, 이 시기를 슬기롭게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시스템 도입 단계지만 분명히 확인되는 것은 온라인만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교육은 오프라인의 요소가 포함돼야 그 효과가 크다.

선생님들의 전화 한 통, 문자 메시지 하나가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요소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교육의 한계를 채워가며 지금의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만수북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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