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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생보사 임원연봉 1위...암환자만 속 탄다

보험업계, 고객 보험금 지급 분쟁 속 억대 연봉 비난 소지 우려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3.31 19:42:00
[프라임경제] 삼성생명(032830)은 지난해 현성철 전 사장이 연봉 13억8000만원을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31일 삼성생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 전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해 총 13억8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중 급여는 7억6200만원, 상여는 5억2100만원에 달했다. 기타 근로소독은 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심종극·김대환 이사가 각각 11억8600만원, 10억600만원 연봉을 받으면서 사실상 임원 연봉에서 삼성생명이 생명보험 업계 1, 2, 3위를 차지했다. ⓒ 삼성생명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는 삼성생명이 장기간 암 환자들과 입원비 지급을 두고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객들의 돈을 굴려 수익을 얻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으로 다투는 과정에서 이 같은 임원 고액연봉은 비난의 소지가 있다는 것. 

31일 삼성생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 전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해 총 13억8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 중 급여는 7억6200만원, 상여는 5억2100만원에 달했다. 기타 근로소득은 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 전 사장은 올해 초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현 전 사장 외에도 심종극·김대환 이사가 각각 11억8600만원, 10억600만원 연봉을 받으면서 사실상 임원 연봉에서 삼성생명이 생명보험 업계 1, 2, 3위를 차지했다. 

연봉 합산으로 따지면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가 210억3600원으로 1위지만, 인수합병으로 인한 스톡옵션 194억4500만원 등 이례적 부분을 제외하면 삼성생명이 상위 연봉 순위를 줄줄이 꿰찬 셈. 

이 같은 삼성생명 임원 억대 연봉은 최근 생명보험사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며 생존위협까지 호소한 것과도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재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자 모임'(이하 보암모)의 암 환자들은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고객플라자에서 78일째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 초기에는 35명이 함께 했지만 건강이 악화된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현재 7명만 남은 상황이다. 

이 중 1명은 며칠 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외에도 현재 탈진상태와 암이 전이 돼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인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분쟁 원인은 약관에 있다. 암 보험 약관에는 암 '직접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어떤 치료가 직접치료인지를 알리는 구체적 사항이 없어 보험사와 가입자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암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는 것과 방사선 치료,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는 것도 '직접치료'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이를 직접치료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중재위원회를 구성해 암 보험 환자들과 협상을 권유했지만 보암모 측에선 이미 금융감독원에서 암보험 입원비 지급권고를 내린 가운데 재협상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협상을 거부한 상황이다.  

김근아 보암모 회장은 "회사가 임의적으로 설치한 중재기구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약관대로 100% 지급이 원칙인데 어떤 협상을 원하는 것이냐"며 "약관은 가입당시 회사가 정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모호한 약관을 이유로 재협상에 나서자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삼성생명은 목숨을 담보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환자들의 요구를 속히 들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회사는 약관대로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약관상 명확한 해석이 없어 갈등이 지속되는 거 같다"며 "회사가 중재위를 구성했지만 아직까지 진전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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