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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삼성이 싫은 건 아니야, 애플이 좋은 거지…"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04.07 05:47:38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얼리어답터(새로운 제품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로 유명합니다. 특히 애플 제품만을 고집하는 애플의 충성고객, 일명 '애플빠'로도 불리는데요. 

실제로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남다른 애플 사랑을 표현하는데도 한 치의 망설임이 없죠.

이런 그의 애플 사랑은 10년 전에 시작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0년 전 오늘인 2010년 4월7일, 이날 이슈 중 하나는 정용진 부회장의 삼성을 향한 저격(?) 발언이었는데요. 이는 정 부회장이 전날 자신의 SNS에 아이폰을 예찬하고 아이폰 열풍에 대응하는 삼성전자의 안일함에 일침을 가한 탓입니다.

당시 정용진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후배를 만났는데 아이폰이 3년이면 맛이 가고,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했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덧붙여 "그 후배에게 아이폰을 쓰는지 물었지만, 그 후배는 '안 써봤다'라고 답했다"고 회상했죠.

이에 정 부회장은 그 후배에게 아이폰으로 △실시간 TV를 보여주고 △사진을 찍어 변환시켜주고 △흥얼거리는 소리에 맞는 음원을 찾아주고 △집에서나 볼 수 있는 케이블TV도 실시간으로 보여줬더니 후배가 대단히 혼란스러워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 자신은 아이폰을 통해 숙면시간과 스케줄관리, e-메일 관리 등 서비스를 받은 지 두 달 만에 생활이 바뀌었는데, 옴니아폰(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의 후속 모델이 과연 이 부족함을 다 채워줄 수 있을까라며 의구심을 나타냈죠.

특히 그는 삼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죠.

"요즘 아이폰의 능력에 매일 감탄한다. 그것을 이기는 솔루션이 우리나라에서 속히 나오길 바란다. 그런데 솔루션에는 관심이 없고 기계 몇 대 파는 지에만 관심이 많아 보인다."

이 같은 발언이 삽시간에 이슈가 되며 확산되자, 정용진 부회장은 SNS을 통해 "삼성 애니콜만 15년 써왔던 저로서는 외부세력이 휘젓고 다닐 때 제일 걱정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일 것"이라고 시원찮은 해명을 했는데요.

ⓒ 정용진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화면캡처

삼성 애니콜만 15년 사용했다던 정용진 부회장은 외부세력이 휘젓는 상황을 제일 먼저 걱정은 하지만, 자신은 한결 같이 외부세력에만 애착을 보이고 있는 듯합니다. 

최근 그가 SNS에 게재한 사진을 살펴보면 여전히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죠. 한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 속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은 바로 아이폰11.

또 이보다 앞서 2017년에도 정용진 부회장은 아이폰의 10주년 기념 모델인 아이폰X 구매 인증사진과 함께 "왜 이걸 접하면 몸과 마음이 경건해지는 걸까. 참으로 배울 게 많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사진을 올리기 이틀 전에도 X라는 단어 하나와 함께 아이폰X를 손에 꼭 쥐고 있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죠.

이런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다 보니 일각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일부로 그러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또 '정용진 부회장의 팔은 안으로 굽지 않는다'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정용진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갑내기 사촌 지간인 데다가, 경복고등학교 동기 동창이기 때문인데요. 알려진 바에 의하면 두 사람은 범삼성 모임에서 종종 만나며 평소 격의 없이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용진 부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직간접적으로 저격하고, 삼성전자의 경쟁사를 향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탓에 위 같은 추측들이 나오는 듯합니다. 

물론 2020년에는 그의 걱정과 달리 솔루션 면에서 애플보다 삼성전자가 우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출시와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출시 등을 통해 차세대 통신 시장을 선도하는 등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를 열고 있어서죠.

즉, 10년 전 정용진 부회장의 바람대로 애플을 이기는 솔루션이 10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에서 나왔음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사람 마음은 갈대와 같기에 10년 후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애플이 아닌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쓰는 모습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요. SNS에 삼성전자를 칭찬하고, 그의 손에 갤럭시가 쥐어진 사진도 함께 게재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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