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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투자 거부' 쌍용차, 커지는 한국철수 의혹

일회성 특별자금은 투입 약속…"단기 유동성에 문제 없도록 조치할 것"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04.06 15:58:28
[프라임경제] 쌍용자동차(003620)가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쌍용차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가 쌍용차에게 당초 약속했던 투자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마힌드라는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여러 사업 부문에 대한 자본배분 방안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마힌드라는 현재 현금흐름과 예상 현금흐름을 고려한 끝에 신규 자본(2300억원 규모)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마힌드라는 쌍용차에게 스스로 자금을 마련할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쌍용차 매각이나 한국철수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적자 누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차의 회생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KDB산업은행을 방문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다만, 이사회는 이를 의식한 듯 마힌드라 경영진에 쌍용차가 대안을 모색하는 동안 사업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향후 3개월 동안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은 고려하도록 승인했다. 

이와 함께 △W601 플랫폼과 같은 마힌드라의 신규 플랫폼에 대한 자본적 지출 없는 접근 △쌍용차의 자본적 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 프로그램 지원 △현재 진행 중인 자재비 절감 프로그램 지원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 지원을 약속했다. 

이처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가운데 쌍용차는 차질 없는 경영쇄신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번 마힌드라의 투자 보류는 업계가 우려하는 것처럼 '한국철수 신호'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쌍용차는 "코로나 19의 팬데믹 상황에 따른 전 세계적인 경기위축으로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 자금 지원 차질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은 쌍용차의 사업운영 영속성 지원을 위한 400억원의 신규 자금과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한 재원확보 등을 통해서 철수 의혹을 불식했다"며 "변함없이 계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면서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에 맞춰 쌍용차도 2022년 수익성 확보를 위한 3개년 사업계획상 신규 자금 조달을 위해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현금 확보 방안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쌍용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한국철수 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상 마힌드라가 쌍용차에서 손을 든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향후 3년 동안 5000억원이 필요한 것은 물론, 당장 오는 7월 산업은행에 단기 차입금 900억원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힌드라가 약속한 '3개월 동안 최대 400억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뿐만 아니라 쌍용차가 마힌드라에게 큰 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마힌드라의 이번 행보에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쌍용차는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2016년 한 해만 빼고 모두 영업손실을 냈다.

한편,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금액은 5225억원이었으며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2013년에 800억원, 지난해 50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한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율은 7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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