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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지분매집 '기타법인' 5% 가림막에 숨은 '건곤일척' 의도

지배력틈새 경영참여 포석…유화사업분리 후 가치상승 기대 '덤'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4.06 16:48:17

대림산업은 기타법인이 2월28일을 시작으로 대량 주식매집에 나서면서, 5%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인 기타법인의 정체와 목적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대림산업의 일간차트. ⓒ 한국거래소



[프라임경제]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기타법인의 대림산업(000210)에 대한 대량주식매집이 공시의무 대상인 5%에 미치지 않는 선에서 갈무리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정체를 밝히지 않은 '기타법인'의 의도가 경영참여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기타법인의 대림산업 매수는 지난 2월28일 1만4145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체지분 5%에 달하는 166만주 규모가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대림산업 주가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물량을 대량 던진 것에도 불구,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전반적인 시장침체에 따른 하락을 빠르게 회복하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타법인은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 기업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앞서 한진칼 지분매입을 통해 3자 주주연합전선을 형성한 반도건설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지분매입도 비슷한 성격을 띨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앞서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매입에 대해 단순투자목적에서 경영참여로 보유목적을 변경하면서 법원이 주주총회에서 5%를 초과하는 나머지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했기 때문에 이번 사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5% 도달을 일부러 피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러한 해석은 지분이 5%를 넘어서고 보유현황이 공시되면 그 실체가 명확해지고, 이에 따라 대림산업 측의 대비가 용이해지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에 기인하고 있다.

이는 당장 대림산업에 지배구조 개편이나 경영혁신을 요구하기 위한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먼저 대림산업은 이해욱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하면서 한발 물러 난데다 이를 대림산업을 지배하는 대림코퍼레이션 2대주주인 KCGI강성부펀드가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해 연합전선을 형성하기 어렵다.

여기에 대림산업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1301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는 점도 당분간 경영혁신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분위기형성에 일조했다.

지분매입을 추진한 기타법인 입장에서 지금 정체를 드러내 '관리'되기보다 5% 가림막에 숨어 암중모색을 꾀하는 것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

대림산업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대림코퍼레이션과 우호 지분 23.12%가량으로 대림산업을 지배하고 있어 지배력이 약한 만큼 언제든 치고 나올 틈새가 충분한 판도라는 점이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시세를 관망하다가 적정한 시점에서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걸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최근 대림산업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화사업분리가 진행되면 주가상승여력이 발생해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유화사업이 분리되면 건설부문에 대한 저평가가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관계자는 "기타법인의 정체와 목적에 상관없이 당분간 대림산업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관한 문제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대림산업의 주가흐름을 기타법인 주도해오며 이목이 쏠린 만큼, 정체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림산업의 4월6일 주가는 전일대비 200원(0.26%) 오른 7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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