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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본 불매운동 열기 '코로나19'에 꺾이나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04.08 14:41:00
[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 때문일까. 범국민적 관심사 중 하나였던 일본 불매운동이 시들해지고 있다는 구체적인 지표가 공개됐다.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은 43억5800만달러(약 5조38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했다.

특히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일본 수입 세부 품목 현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일본 불매운동으로 급감했던 일본 맥주의 수입액 증가세다. 일본 맥주는 한·일 갈등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6월 한 달에만 790만달러어치를 수입하던 인기 품목이었지만 지난해 9월 수입액 6000달러에 그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월 12만6000달러 △2월 26만4000달러 △3월 64만8000달러로 3개월 동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3월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87%나 감소한 수준이지만 1월 감소폭(-98%)에 비하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불매운동이 시들해졌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9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1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99.9% 감소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해지고 있다는 주장은 이번 수입액 증가 발표 전에 이미 불거졌다. 이는 지난달 발매한 일본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높은 인기 탓.

해당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타이틀은 물론 게임기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중임에도 오프라인 매장 앞에 긴 줄이 서있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에 일본 불매운동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사례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닌텐도 품절사태 역시 일본 언론에서도 조명했고 일본 누리꾼들이 '본인 편의대로 불매를 하는 나라' '한국만의 독특한 편의주의'라며 비판을 엄청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매운동은 절대 강요될 수 없다"며 "개개인의 선택을 저 역시 존중한다. 하지만 우리들이 한 번만 더 생각해 봤음 한다"고 강조했다. 

닌텐도 구입의사는 분명 개인의 '선택'이다. 서 교수 말대로 일본 불매운동은 절대 강요하면 안 되는 '자발적' 참여라는데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닌텐도는 딱히 대체재가 없는 물품이며 전범기업과의 특별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대표적 전범기업 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연결고리를 지닌 일본 3대 맥주인 아사히맥주와 삿포로맥주, 기린맥주는 분명 대체재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때문에…"라는 변명은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일본 불매운동 핵심 키워드는 일본 제품 불매와 일본여행 금지다. 이중 하나였던 일본여행은 일본 정부가 스스로 제한해줬다. 

앞서 일본 정부는 3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함이라는 명목 하에 입국거부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대한민국의 모든 지역에 체류 이력이 있으면 입국 금지 대상이 된다. 

배경이 의심되는 일본 정부의 입국거부 처분과 함께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10개월 차를 맞이한 현재. 일본 우익들이 짓거리는 "한국인들은 '냄비근성' 있어서 불매운동이 얼마 못 갈 것"이라는 말이 억측이었음을 이제는 국민들 스스로 증명해야 할 차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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