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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왜 기준금리 인하에도 내 대출금리는 인상할까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4.10 09:44:33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보통 기름 값에 무척 예민하죠. 인근보다 10원(1ℓ 기준)이라도 저렴한 주유소가 있다면 어느 정도의 거리를 감수하더라도 저렴한 주유소로 향할 정도입니다. 비록 '10원'에 불과하지만, 운전자에게 얼마나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여러 언론에서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소식을 접한다면, 으레 인근 주유소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하곤 합니다. 물론 인상되는 유가 상승 시기와는 달리 한참을 걸려 천천히 내려온다는 게 문제죠. 

이와 마찬가지로 최근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기준금리 0%대'에 맞춰 금융권 대출 금리도 동반 하락을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물론 낮아진 기준금리 탓에 예·적금 금리는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정작 금융소비자들이 원하는 대출 금리는 꼼짝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괴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대출금리 산정 방식을 알아야 합니다. 

'대표 대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를 예로 들겠습니다. 

주담대 금리는 △고정형 △변동형 △혼합형으로 구분되는데요. 이중 혼합형의 경우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금융채 금리와 연동하죠. 

이런 대출 금리에 있어 핵심은 통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융채'입니다. 이는 금융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인데요. 신용도가 높은 은행채의 경우 투자 안정성이 높아 '우량채권'으로 꼽히죠. 

문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채권시장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이 현금 확보 움직임을 보이면서 채권 가격은 떨어졌지만,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죠.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고정금리' 주담대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로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욱 불어날 것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변경한 금융소비자라면 허탈감은 이로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변동형' 주담대 고객이라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습니다. 대출 금리 기준이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이기 때문이죠. 

사실 코픽스는 △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KB국민 △한국씨티은행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가중 평균한 값으로 산출됩니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신규로 조달한 자금 대상으로 산출하기에 잔액 기준보다 시장금리를 신속히 반영하죠. 

즉 은행들이 하나둘씩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면 코픽스 바탕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덩달아 소폭 내려가는 것이죠. 

결국 대출금리는 금융사가 발행하는 금융채가 좌우하기에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는 인상' 현상은 전혀 이상하지 않죠. 그렇다고 리스크가 만만치 않은 변동형으로 변경하는 것 역시 좋다곤 할 수 없습니다. 

확실한 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금리는 분명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금융시장이 안정권에 들어선다면 대출금리도 자연스레 내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금조달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추후 채권시장까지 안정화되면 혼합형 주담대 금리 하락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낙담 말고 현재 사태를 견디는 인내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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