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구 칼럼] 바이러스의 실패를 이끌어내려면…

2020-04-12 10:48:30

-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적(私的) 거리두기'로 전환…위생수칙 철저히 준수

[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감염자, 사망자가 증가함에 따라 국경 봉쇄,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이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 대책에도 눈을 돌릴 때다.

인간의 관점이 아닌 바이러스의 입장에 서보면 어떨까? 코로나 바이러스 ‘가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 nCoV)는 특출한 존재다. 순식간에 수십 만 명에게 퍼졌기 때문이다.

사람으로는 칭기즈칸에 비유할 수 있다. 칭기즈칸 성공 비결의 하나가 속도였다. 최소 무장으로 엄청난 기동력을 가진 칭기즈칸 기병들은 중무장해서 둔했던 적군을 압도했다. 칭기즈칸의 성공과 적군의 실패를 나눈 것은 속도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쥐의 특징은 집단생활과 비행이다. 바이러스가 박쥐 한 마리에만 들어가면 여러 박쥐에게 전파하기 쉽고, 날아다니는 박쥐를 따라 빠른 속도로 멀리 퍼져나갈 수 있다.

박쥐와 비슷한 현대인의 생활양식을 바이러스가 파고들었다. 현대인들은 밀집도가 높은 도시에 살며 비행기 등을 이용해 빠르게 이동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에 이어 인간에게서 또다시 성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경제적 손실과 피로감 누적으로 오래 지속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적(私的)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것이다.

핵심이 위생 수칙의 철저한 준수다. 손씻기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 돼야 한다. 손은 바이러스 전파의 주된 통로다.

다중 대상 서비스업 종사자의 손씻기는 에티켓이 아니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면 의무적으로 학교나 직장을 쉬게 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는 근거도 마련하고 교육도 해야 한다.

상하수도 보급으로 수인성(水因性) 전염병을 퇴치했듯이, 위생수칙을 보완 강화해 바이러스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 긴장이 느슨해지면 예전처럼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법과 규정 등 정교한 사회적 장치로 뒷받침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분들의 쾌유와 현장 의료진의 건강을 기원한다.


김영구 대한의학레이저학회 이사장 / 연세스타피부과 대표원장(피부과 전문의) / 서울 서대문구 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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