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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다른 개미' 다시 고개 드는 개인 주식투자

13거래일 연속 신용거래융자 상승…변동성 확대로 변질 우려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20.04.14 17:19:19
[프라임경제] 국내 증시 반등세에 개인투자자들 투자 열기가 재발화된 모양새다. 

그동안 잠시 주춤하던 '빚투자'가 다시 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예탁금도 44조원대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갈 곳을 잃은 자금까지 주식시장에 몰리면서 그간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개인투자자들 자금이 자칫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원인이 되는 건 아닌 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이 반등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자금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가 하방 지지 역할을 했던 개인투자자 투자 행렬에 일부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 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가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7조5244억원으로 고점을 형성한 신용거래융자는 차츰 증가해 지난 10일 기준 7조7053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최저점을 기록했던 3월25일(6조4075억원)과 비교해 1조2978억원(120.25%) 증가한 수치다. 이에 힘입어 신용거래융자는 최근 6거래일 연속 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자금이다. 

투자자는 매수 금액 40%를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 60%는 증권사로부터 빌린다. 신용공여잔고가 늘어날수록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신용거래융자와 함께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풍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10일 기준 44조4260억원)이 14거래일 연속 40조원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금융투자상품 매매 등과 관련해 예탁 받은 금액이다. 즉 보통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금액으로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성 자금인 셈. 

신용거래융자와 투자자예탁금이 늘고 있다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소위 '빚투자'와 신규 자금이 동시에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달 말 신용거래융자는 줄고, 투자자예탁금은 증가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현상이다. 

이는 현재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부동산시장 침체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들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주식시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가 하방을 지지하던 개인투자자 자금 성격이 일부 변질되면서 향후 변동성 확대 요인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개인투자자들 투자 행렬은 '스마트 머니'라는 평가가 많았다.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카카오(035720) △SK하이닉스(000660) 등 우량주들을 집중 매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과 상장지수증권(ETN)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주로 단기 트레이딩 목적으로 개인 투자자금 중 일부는 기존과 다른 투기 성격일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고객예탁금 급증은 지난 2월부터지만 사실 지난해 12월부터 늘고 있었는데, 이는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라며 "부동산시장 규제로 갈 곳을 잃은 유동성이 특히 주가가 급락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유입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어 "전체 자금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기에 전체 증시 방향성에는 영향을 미치진 않을 순 있지만, 일부 자금은 최근 높아진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이는 한동안 상승 근거로만 받아들여지던 개인투자자 자금 성격이 이젠 변동성 확대 근거도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개인들 매수세에도 불구, 주가 하방 위험 영향력은 크지 않겠지만 반등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 매수 행진은 반대매매 등으로 예전처럼 주식시장 하방 위험을 높일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다만 2008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코스피 반등 국면을 살펴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주가 반등이 지금 속도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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