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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선 보편화 '무기질 친환경자재' ALC…국내일부현장 국한 까닭은?

'친환경·시공편의성' 장점…국내선 '신기술거부감·업계타성' 발목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4.16 13:23:34

공동주택(아파트) 내부에 비내력벽으로 시공된 ALC블록 설치모습. 최근 친환경자재로 각광받는 ALC 시장이 국내에서 급성장 함에 따라 기존 단독주택시장에서 공동주택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최근 친환경자재로 각광받고 있는 고온고압양생 경량기포콘크리트 ALC(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가 20% 안팎의 도드라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부 건설사를 제외한 현장 도입에서 '보수적인 업계의 성향' 때문에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소식이다.

단독주택 시장에서부터 영향력을 키워 온 ALC는 최근 공동주택(아파트)에서도 비내력벽체와 바닥재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특히 친환경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독주택에서 큰 성장 폭을 보이고 있는 ALC는 최근 공공주택(아파트) 건설에서 주택내부 구성에 자유도를 높이는 '가변형벽체'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공공주택영역에서도 그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친환경인데다 시공편의성까지 높지만 공공기관이나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현장에 국한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 비내력벽의 경우 석고보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크기별로 절단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루가 호흡기로 흡입되면 건강에 유해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흡습성이 강해 습기가 맺히는 현상이나 곰팡이가 피기도 하는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ALC블록의 경우 도자기와 같이 가마에서 구워 나오는 방식으로 생산되고 친환경 무기질로 이뤄져 있어 친환경자재로 꼽힌다. 여기에 구워 나오는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규격정밀성이 뛰어나고 절단가공성도 좋다. 무게도 같은 부피의 물보다 가볍다. 이 때문에 작업능률도 올라간다는 평가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ALC가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상태다. 일본의 경우 지진에 대한 우려로 블록보다는 ALC패널이 보편화 되어 있다. 특히 유럽과 일본에서 주로 채택되는 라멘식구조(기둥과 보가 무게하중을 견디는 구조)는 벽체가 무게를 감당할 필요가 없어서 주력벽체로 ALC블록이 사용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한국ALC협회·건설기술교육원·그린직업학교와 손잡고 ALC기능공을 체계적으로 양성해 현장투입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5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벽체가 건물하중을 견디는 내력벽구조를 주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공공주택 건축에서 ALC는 아직까지 보조자재에 머무르는 형편이다. 실제 ALC블록을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는 업체는 쌍용ALC를 생산하는 ㈜SYC와 성은ALC, 두 업체뿐이다.

단독주택의 경우 건축주가 실제 자신이 거주할 목적으로 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친환경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ALC시장 또한 자연스럽게 성장했다.

하지만 공동주택의 경우 건축주가 되는 시행사와 실제 건축을 진행하는 시공사 모두 분양을 염두에 두고 있고 주변 시세 대비 원가 이익을 따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도입초기에는 ALC가 (대량생산 체제로 단가가 내려가기 전이었기 때문에) 생소함에 더해 단가의 벽도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후 단가가 내려가고 나서도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과 기존 현장에서의 보수적 타성에 의해 ALC라는 신자재의 확산은 더딘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그 효용성의 인정과 별도로 공동주택시장에서 ALC는 기존에 익숙했던 자재에 가로막혀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렇다보니 국내업체 중에는 공공기관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를 필두로 10대 건설사에 속하는 △현대건설 △GS건설 △대림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2019년 시공능력평가 순)과 △대보건설 △태영건설 △에이스건설 △원건설 △창성건설(가나다 순) 정도에서 ALC가 채택되고 있다.

문제는 공동주택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택지개발 등을 주도하는 업체들이 이러한 원가절감을 이유로 친환경자재보다는 기존의 석고보드를 채택한다는 데 있다.

최근 택지개발은 중견건설사들의 주된 먹거리로 자리 잡아왔다, 대표적인 업체가 반도건설·호반건설·중흥건설 등이고 임대주택이나 자체사업을 위주로 하는 부영주택도 이러한 대열에 합류해 있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에서는 위의 단가문제로 아직까지 석고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관계자의 전언이다. 벽체의 경우 실제 거주자들은 품질이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하고 도배를 진행하고 나면 구분도 쉽지 않다.

실제 석고보도의 경우 손으로 쳤을 때 울림이 크게 발생하지만 ALC의 경우 콘크리트 사이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있는 기포가 차음역할을 해 소음이 적다.

업계관계자는 "사실 아직까지 공동주택에서 친환경 비내력벽 사용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크지 않다"면서 "점차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친환경자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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