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만7세 피플앤컴의 저력" 6대 원칙 충족 보기드문 노력서 온다

재단법인 피플의 신뢰와 지지, 정을 담은 교류로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신바람 직장 신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4.23 09:12:47

[프라임경제] "오늘 오전에만 12대를 판매했습니다" "그 전에는 CPU를 긁어서 스크랩(파철이나 고철)로 넘겼지만 지금은 새로운 (공부와 연구를 통해) 기술력을 발휘해 몇만원씩 더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같은 열의에 찬 성명이 이어진다. 그 뒤에 "하루에 20대씩 팔아 봅시다"라는 당부가 이어진다.

서울 관악구 조원로에 자리잡은 피플앤컴. 이번 5월10일로 만 7년을 맞이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주사업은 컴퓨터 등의 재생과 판매. 한국인 남편과의 결혼으로 입국한 이른바 결혼이민여성들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업체다. 이런 좋은 고용 의도와 재생 생산된 컴퓨터 등을 소외계층에게는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 입소문이 나면서, 주요 기업과 금융계에서 불용 제품들을 무상으로 넘겨줘 성장을 돕고 있다.

기부된 제품은 제공처에서 이미 정보 파기를 해서 보내기도 하지만 확실히 각종 처리를 통해 그야말로 새로운 결실로 거듭나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품으로 전달된다.  

사회적기업은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는 '아쉬운 속설'이 있다. 당초 이명박 정부에서 관심을 기울여 온 사회적경제와 함께 상당한 기업들이 생기기도 했으나 좋은 목적만 강조하다 보니 자생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중도퇴장한 곳들도 적지 않았던 것. 그 어려움을 딛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해온 산증인이 바로 피플앤컴이다. 그 피플앤컴은 이제 1999년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불경기라는 오늘날의 어려움 속에서도 신바람나는 판매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LG경제연구원에서 이야기한 지속성장 기업의 조건 6가지가 회자된 적이 있다. △비즈니스 가설에 대한 지속적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물질적 자산이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고객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에 공감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해야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실험 △유연하고 스피드 있는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등 쉽고도 어려운 과제들이 그것이다.

피플앤컴 관계자들과 재단법인 피플 관계자들이 2020년 경제난을 딛고 우수한 경영 성적을 올리고 있는 점을 함께 축하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 가설들에 피플앤컴과 그 직원들의 노력은 부합한다. 처음에는 재생된 제품의 판로 개척이 쉽지 않아 도매로 넘겼지만 '어렵더라도 소매 영업에 직접 부딪히자'는 열의가 주효했고, 특히 이런 소매로 개척하는 노력은 불황에도 타격을 입지 않는 또다른 성과도 가져다 줬다.

사회적기업이다 보니, 여윳돈이 생기면 자산을 쌓아놓고 또 그걸 믿고 떵떵거리는 대신 직원 급여 등 각종 복리후생에 신경써 주는 기조를 지속했고, 이것이 어려운 와중에도 돌파구를 찾아내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큰 기여를 했다.

재생 제품이지만 높은 성능과 고장 없이 우수한 품질, 문제시 A/S 등으로 다양한 판로 개척과 감동을 제공해 왔다. 노인들의 이용이 많은 시설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경우 특히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외에도 호평이 다양하다.

판로 면에서 해외 진출을 타진하는 등 상황 안주 대신 꾸준한 아이디어와 노력을 펼쳐 왔다. 무엇보다 회사 설립의 모체인 재단법인 피플과 피플앤컴의 경영 정신 공유와 빠른 의사 교류와 상호 신뢰가 발전에 밑거름이 됐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민완 공인노무사로서 명성을 쌓았던 정유석 재단법인 피플 이사장은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으로 각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사회명사다. 지속가능한 경영 하나만을 당부하면서 이달성 피플앤컴 대표에게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는 신한은행에서 지점장 등 여러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금융인으로서 끈질긴 돌파를 강조하는 '신한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매 경영 관련 사항마다 간섭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신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위해 자주 피플 관계자들이 연락과 방문으로 정을 나눈다. 상당한 관심과 자율이 어우러져 애사심을 만들어 낸다.

이에 따라 직원들도 기술과 아이디어를 현업에 접목하고자 노력하면서, '매너리즘 없는 사회적기업, 지속경영이 가능한 꿈의 일터'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