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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삼성물산 '신반포15차' 승리…4세대 전략 '넥스트래미안' 첫 파종

5년만의 재정비사업 복귀전서 75.9% 득표…향후 강남권 적극행보 점쳐져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4.23 18:47:42

신반포15차재건축 조합이 시공사로 삼성물산을 최종 낙점했다. 대림산업과 삼성물산, 호반건설의 3파전으로 치뤄진 이번 수주전은 삼성물산이 75.9%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5년만의 화려한 '왕자의 귀환'을 알렸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75.9% 득표로 압도적 승리, 왕자의 귀환 성공. 5년 만에 재정비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던 삼성물산이 첫 전장으로 택한 신반포15차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그룹차원의 공조전략이 엿보이면서 심상찮은 복귀전을 예고했던 만큼 경쟁사들을 확실하게 누르는 '건곤일척'의 승부로 판가름을 냈다. 화려한 복귀에 성공하면서 삼성그룹이 그리는 '미래 IT 사회'의 기초가 될 '넥스트래미안'도 차차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신반포15차재건축조합은 서울 서초구 소재 엘루체컨벤션웨딩에서 진행된 시공사선정총회에서 조합원 181명 중 166명이 투표한 결과 126표를 받은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단지명은 '래미안 원 펜타스(Raemian One Pentas)'로 결정됐다.

이날 총회가 열린 엘루체컨벤션웨딩에는 시공사입찰에 참여한 대림산업·삼성물산·호반건설(가나다 순)의 정비사업 관련 최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각 사의 높은 관심을 대변했다.

호반건설에서는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이 직접 나선가운데 홍성표 도시정비팀 상무가 다수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등장했다. 대림산업에서는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이 참여해 현장을 지휘했다.

삼성물산은 이영호 건설부문 사장이 합동설명회에 등장해 힘을 실었다. 여기에 현장을 지휘하는 백종탁 주택사업총괄 전무와 함께 커뮤니케이션팀을 이끄는 서동면 전무와 조근호 상무 등까지 등장해 상황을 살폈다.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재건축조합에 제안한 '래미안 원 펜타스' 조감도. ⓒ 삼성물산



사전홍보가 금지된 까닭에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각자 저마다 해당 사업을 따내야할 속사정이 있는 3사가 마지막 눈도장 찍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었다.

사업지 바로 뒤편에 대표적인 자사 브랜드단지인 1612세대 규모 대단지 대림아크로리버파크가 있는 대림산업 입장에서는 앞마당 전쟁에서 승리해 '아크로벨트'를 형성할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지난해부터 '넥스트래미안'에 대한 구상을 발표한 삼성물산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포함한 계열사들까지 새로운 제품과 전략방향을 내비치면서 차세대전략을 꾸며왔다. 5년만의 재정비사업 복귀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만큼 '강력한 승리'가 목말랐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진입으로 자신감을 얻은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에서 대형건설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강남권 재정비시장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결과는 그룹역량을 집중하고 5년이라는 긴 시간을 준비해온 삼성물산의 '대승'이었다.

삼성그룹은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1월6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 기조연설에서 "향후 10년은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로 정의된다"면서 "경험의 시대에는 다양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고 도시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래미안이 세계적 IT기업인 삼성이 그리는 경험 IT사회를 구성하는 축이 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당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부총리)와 인공지능과 함께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시티 등의 분야를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 중인 엔터테인먼트 수도 키디야 건설에 적극 참여 중이고, 사우디의 국가개혁프로젝트 '비전2030'에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공조를 모색 중이다.

국내주택시장 환경은 해외처럼 극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는 없지만 기존 주거생활과 새로운 기술을 점진적으로 조화시키는 단계적 실험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한국은 IT기술에 대한 인지도와 사용빈도가 높고 새로운 IT기술에 대한 욕구가 높기 때문이다. 

삼성그룹과 삼성물산이 '넥스트래미안'의 주 타겟층을 '밀레니얼 세대'로 규정한 것도 개성을 중시하면서 IT상품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주요 수요층이라는 점이 고려된 판단이다.

삼성그룹은 이번 수주전에 직접 참가한 삼성물산 건설부문 뿐 아니라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계열사들을 참여시켜 래미안 A.IoT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주거 트렌드를 이끌어 가겠다는 삼성그룹의 포부가 이번 수주전 승리로 주어진 기회에서 얼마나 기대치를 충족시키느냐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까다로운 강남권 조합들의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삼성은 그동안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일해 왔다"면서 "약속드린 사항을 100% 지켜, 래미안 원 펜타스를 반포의 중심에서 가장 빛나는 단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반포15차재건축조합은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엘루체컨벤션웨딩에서 시공사선정 총회를 개최하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사진은 총회 진행 모습. ⓒ 조합원 제공



한편, 서초구청에서는 코로나확산을 우려해 총회금지요청을 했지만 조합의 강행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 최명환 서초구청 재건축지원팀장은 "총회금지 요청을 했지만 조합에서 강행을 했다"면서 "벌금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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