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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생들과 소통하는 민준기 체육교사

 

김기현 청년기자 | kitel515@naver.com | 2020.05.07 13:45:43

오송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민준기 체육교사. = 김기현 청년 기자


[프라임경제] 코로나19 여파로 교육 현장은 여전히 어수선하지만, 여러 선생님들이 묵묵히 제자들과의 만날 개학만을 기다리면서 한창 교육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필자가 만난 민준기 교사(전주 오송중)는 중간에 좌절할 수 있는 시간마저 긍정의 힘으로 바꾸고 '젊은 청춘 교직'이라는 꿈을 이룬 청년 선생님이다. 

비록 입시과목에 집중·투자하는 현재 추세에 따라 어쩌면 뒤쳐질 수밖에 없는 '체육' 과목을 담당하고 있지만, 제자들에게 보다 흥미롭고 체계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알려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과연 민준기 교사가 왜 체육 과목을 선택했는지, 현재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예비 교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인터뷰를 통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첫 부임 소감은 어떠한지

"현재 전주 오송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체육교사 민준기입니다. 

첫 부임부터 담임을 맡았던 만큼 설레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과의 만남이 더욱 깊어지고, 또 '내 자식'이라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책임감도 자연스레 생겼죠. 순간순간이 재밌었고, 제 꿈이 이뤄진 만큼 '1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훌쩍 지나간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을 회상한다면

"활동적 성격이라 학창시절에도 PC방이나 컴퓨터게임보단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죠. 특히 중·고등학생 시절 체육대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했으며, 축구동아리 활동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기도 했죠."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사실 처음부터 교직에 대한 열망이 없었습니다. 남들에게는 '꿈의 직업'이나 '편한 직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교육자 집안에서 성장한 저에게 있어 책임감과 함께 여러 고충들을 들었기에 오히려 조심스런 부분도 적지 않았죠. 

하지만 이후 '과연 내가 무슨 일을 할 때 행복할까'라고 고민하다 보니 어느덧 시선은 '교사'라는 직업을 향하고 있었죠. 또 열심히 준비한 결과 좋은 성과도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업무를 하고 있는 민준기 체육교사. = 김기현 청년기자


-임용 준비 당시 고충이 있었다면

"사실 임용 준비 도중에 한 차례 위기가 닥친 적이 있습니다. 

교육 실습 중이었는데, 우측 발목 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 재활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실기시험을 준비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시험 막바지에는 이 악물고 매일 재활치료를 받을 정도였죠.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좌절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자극받으면서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기에 운이 좋게도 '최종 합격'이라는 목표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아마도 젊은 체육선생님이라서 전교생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친구들은 많이 무서워하죠. 아무래도 체격과 낯선 외모 탓에 쉽게 다가오질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저와 함께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훈육할 때만 제외하곤, 같이 웃고 떠들며 장난도 치는 친근한 사이입니다. 특히 1학년2반 아이들은 가족이라고 생각들 정도로 많이 가까워졌죠. 

매달 아이들 생일을 챙기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를 때마다 한명 한명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말썽도 많이 피우고 서로에게 서운한 일들도 있지만 '세상 천사 같은 아이들'입니다."

-체육은 입시 과목이 아니다 보니 학생들 적극성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체육 활동은 정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죠.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아이들은 엄청 적극적인 반면,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경우 체육 활동으로 끌어들기 위해선 제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보다 재미난 활동을 구상하고, 아이들 참여를 유도하는 게 제 역할이죠. 

수많은 격려와 칭찬들로 자아 효능감을 향상키셔 수업참여도를 끌어 올리고 성공 경험이 부여될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을 연구하는 게 제 사명감입니다."

전주 오송중학교 민준기 체육교사. = 김기현 청년기자


-현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미뤄지고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 전달만 하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과의 관계 등을 통해 여러 사회성을 함양하는 곳입니다.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통해 지식 전달 이외에 다른 어떤 것을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곤 하죠. 특히 현장에 있는 교사가 바라보는 온라인 수업은 의외로 단점들이 많습니다. 

우선 아이들 입장에선 원격수업이 많이 버겁고 수업 집중도도 떨어집니다. 선생님들 고충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침마다 자고 있는 아이들을 전화로 깨우고, 수업 진도율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수강을 독려해야 하죠. 

하지만 이미 온라인 수업이 시작된 만큼 최선을 다해 최고 결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 다 같이 지혜를 모아 이겨내 빨리 정상적 교육 활동과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뤄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자 큰 소망입니다."

-교사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보다 학교에 가고 싶은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어른들은 학교가 싫은 아이들에게 '가서 즐겁게 놀고 많은 것을 배우라'고 하지만, 정작 어른들조차 '출근하기 싫다'고 하죠. 

과연 출근이 설레고 기대되는 어른들은 얼마나 될까요.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돈을 벌면서 쉬운 일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지난 1년간 학교에 출근하는 게 설레고 즐거웠습니다. 아이들과 만나 웃고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가까워지는 것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교사가 먼저 학교에 가고 싶어야 아이들도 오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만남과 소통의 장'인 학교에서 제가 웃기 시작하면서 함께 웃는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것이죠.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무엇보다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아이들을 만나길 소망합니다."


*해당 기사는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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