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은정 메디앙스 회장, 30억상당 화재보험사기 검찰 고발

2020-05-07 15:50:21

- 화재보상금 과다청구, 화재 잔존물 매각…공익제보에 9년만 덜미

[프라임경제]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으로 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메디앙스(014100)에 악재가 또 터졌다. 

프라임경제는 지난달 29일 김은정 메디앙스 회장이 화재보험사기 혐의로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방지센터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된 사실을 확인했다. 

▲프라임경제는 지난달 29일 김은정 메디앙스 회장이 화재보험사기 혐의로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방지센터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된 사실을 확인했다. ⓒ 프라임경제


제보자와 고발장 및 검찰 등에 따르면 2011년 경기도 군포시 메디앙스 공장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보험금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은 재고를 부풀려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폐기하기로 한 잔존물을 복원해 매각하는 등 실재 피해 이상의 보험금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거래정지에 처한 메디앙스는 내년 4월까지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에 따른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황이다. 이미 일부 주주들은 한정의견의 원인이 김 회장 개인소유 기업과의 채권으로 지목됨에 따라 집단소송 등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나섰다.

▲고발장 증거로 제출된 메디앙스 내부 자료. 고발인은 "실물제고와 보험사 청구재고의 명백한 차이가 사기를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라임경제


앞서 불법파견, 배임, 횡령 등에 대해서도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불법적인 사익추구 혐의로 고발 당함에 따라 향후 경영권의 보장이 불가능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디앙스 고발자 A씨는 프라임경제에 "메디앙스가 2011년 발생한 물류센터 화재 이후 보험금을 수령하는 조건으로 폐기하기로 했던 잔존물을 복원해 매각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메디앙스의 거래정지 이후 전임자가 남기고 간 자료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화재 현장에 보관됐던 플라스틱 영유아 제품을 그을음만 제거해 판매하기도 했던 증거를 발견해 신고하기로 결정 했다"고 말했다.

화재는 2011년 8월10일 새벽에 발생했다.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메디앙스 물류창고동이 불타 메디앙스 추산 32억4800만원 상당의 제품이 파손됐다. 메디앙스는 보험사인 흥국화재에 총 30억8526만원에 대한 피해보상을 청구했다.

당시 메디앙스 측 손해사정사가 발행한 종결보고서에 의하면, 메디앙스 창고에 보관된 제품들은 젖병, 이유식, 샴푸, 크림, 로션, 장난감, 유모차, 화장품 등 유아용품 위주로 화재피해에 따라 잔존물가치가 전혀 남지 않아 약 4억원 상당의 잔존물매입비용을 제외하고 총 25억9039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메디앙스가 유아용품 화재 잔존물 재고 복원 과정을 경영진에게 보고하기 위해 작성된 증거자료. ⓒ 프라임경제


하지만 2011년11월17일 메디앙스가 추후 산정한 화재당시 실물재고는 23억9600만원 상당에 그쳤음이 확인됐다. 해당 청구의 사기성격을 입증할 구체적 정황증거는 메디앙스 제보자들이 제공한 자료 일체의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또 당시 메디앙스가 영유아 제품 화재 잔존물 일부를 복원해 판매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보험사에 16억1600만원으로 제출한 전손재고도 실재로는 11억43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8억5200만원 상당의 손실을 주장해 과다청구로 보험금을 타낸 것. 이후의 보고서에는 실 재고 측정량의 변동이 발생하나, 메디앙스 측이 보험사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법무법인에 법리검토를 받는 등, 제보자는 고의성이 다분한 사기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잔존물과 관련해서도 메디앙스가 보험사를 기망한 정황이 드러났다. 손해사정 보고서에 따르면 메디앙스는 '인터넷에 잔존물의 공개입찰을 통한 매각은 잔존물이 시장에 유출될 때 메디앙스의 회사 이미지와 신뢰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험사인 흥국화제에 4억1246만원을 지급하고 14억6900만원 상당의 잔존물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매입했다. 

이렇게 ‘폐기처분’ 목적으로 매입한 잔존물을 2011년 11월2일 메디앙스는 복원하기로 결정 했다. 최기호 전 메디앙스 대표가 결재한 품의문서(물류 제 11-11-02호)는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폐기 잔존물의 복원을 결정한 메디앙스 품의 문서. ⓒ 프라임경제


구체적인 수법을 적시한 해당 품의서에 따르면 메디앙스는 지급받은 보험금에 해당하는 잔존물을 전산상으로만 폐기하고, 잔존물가운데 일부를 복원해 현금화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여기에는 흥국화재에서 매입한 잔존물을 포함, 화재와 관련해 28억200만원 상당의 전산폐기와, 2억652만원 상당의 잔존물을 복원 결정도 함께 들어있다. 전산폐기를 반복해 실물 재고를 확보하는 방식의 회계부정은 수년간 지속됐다.

메디앙스가 2014년2월26일 발행한 ‘물류센터 운영 관련 경영개선활동 최종 결과 보고’ 문서에 따르면, 전산에는 없으나 실물은 있는 잉여재고 가운데 화재잔존물을 복원한 재고가 7억9200만원에 달했다. 

복원된 제품이 시장에 나온 정황도 확인됐다. 메디앙스가 보험사기와 관련해 법률검토를 받은 것은 2014년 2월이다. 회사는 화재 당시 물류센터장이 복원된 잔존물을 개인적으로 판매하는 등 비위행위를 벌이자 이를 징계하는 과정에서 형사고발을 진행할 경우 역으로 보험사기 고발조치를 당할 가능성을 우려해 D법무법인으로 부터 법률 검토를 받았다.

▲화재 잔존물을 시장에 판매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메디앙스 내부 문서. ⓒ 프라임경제


관련해 메디앙스 관계자는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이 회사에 남아있지 않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보험사기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기 이득금액이 5억원 이상으로 판단될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내려진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보험 및 사행행위 전담부서인 형사 9부에 배당했다. 현재 수서경찰서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방지센터 또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제시된 구체적자료를 기반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발자가 제출한 자료는 300페이지 분량 45개이상의 파일에 달하며, 대부분 김 부회장과 최 전 대표를 포함한 결재가 이뤄진 내부 문서다.

법조계 일각에선 보험사기의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메디앙스는 김 회장외에도 최기호 전 대표가 공동대표이사로 결정권을 양분한 체제였기 때문이다. 최 전 대표는 가수 최시원의 부친이기도 하다.

실제 피해자로 지목된 흥국화재 관계자는 "관련된 사실에 대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고객과 관련된 사항이다 보니 개인정보와 관련돼 더 이상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A씨는 "사리사욕만을 쫓다가 회사를 이지경에 이르게 한 김 회장이 거래정지 이후 올린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글'과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읽었다"며 "더이상 무책임 경영을 멈춰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회사의 치부를 꺼내놓게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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