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슈퍼 '아이스크림' 점점 작아지는 이유

2020-05-07 18:07:53

- 아이스크림 가격표시 '슈퍼업계 반발'에 무산

[프라임경제] 여름만 되면 냉장고에 잔뜩 쟁여놓고 하나씩 꺼내먹는 아이스크림. 이러한 아이스크림의 용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이스크림 크기 논란은 식을 줄 모릅니다.

시중에 판매 중인 아이스크림 크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많은 소비자들이 느껴왔을 텐데요. 문제는 가격은 오르면서 왜 아이스크림 크기는 점점 작아지냐는 것입니다.

▲라이터 크기와 비교한 해태 '누가바' 롯데푸드 '돼지바 빙그레 '비비빅' = 김다이 기자

빙과업계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원재료와 운송비, 보관비 등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는 구조라며 하소연 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용량 대비 비싸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죠.

실제 해태아이스크림과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주요 아이스크림 업체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을 분석해 본 결과 아이스크림 용량은 20~40%가량 줄었습니다.

빙그레의 비비빅은 2008년 90㎖에서 2014년 75㎖, 2020년에는 70㎖로 줄었습니다. 롯데푸드의 돼지바는 2009년 80㎖였고 2014년부터 현재까지 7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라이터 크기만 한 아이스크림'으로 논란이 된 해태 쌍쌍바 역시 1999년 80㎖에서 2020년 67㎖까지 작아졌는데요. 해태 탱크보이는 1997년 출시 당시 170㎖였으나, 120㎖로 줄었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큼 실제 아이스크림 용량은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이죠. 일부 제품의 경우 용량을 올렸다고 광고했다가 소리 없이 기존 용량보다 더 낮추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소비자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아이스크림이 크기만 작아진 것이 아니라 작아진 크기와 더불어 가격까지 올랐다는 것인데요.

보통 편의점에서는 바 아이스크림은 개당 1000원 정도, 콘 아이스크림은 2000원 정도의 정가에 판매하면서 일부 상품에 1+1이나 2+1할인 행사를 진행하고있습니다. 편의점 기준으로 정가가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그러나 빙과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은 전체 시장의 10%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이스크림의 70~80%는 접근성이 좋은 동네 슈퍼마켓이나 할인점에서 판매되는데요.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은 50%세일에서 최대 80%까지 세일을 진행하면서 '미끼상품'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슈퍼에서는 마진을 적게 남기더라도 '할인'팻말을 크게 붙이면서 손님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할인 판매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에는 한 공간에서 아이스크림만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까지 등장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대량 구매해서 대량 판매하는 이곳에서는 더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아이스크림은 파는 곳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진짜 가격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러한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최종 판매자인 유통채널에서 결정하는데요. 2010년 7월 정부에서 라면과 과자, 빙과류, 아이스크림에 판매 업체에서 소비자가격을 부풀려 표시하고 할인 판매를 하는 담합행위를 막기 위해 '오픈 프라이스'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가격표시를 하지 않으면 무분별한 할인판매를 없앨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죠.

그러나 정부의 취지와 다르게 알 수 없는 소비자 가격에 기준이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인 아이스크림때문에 제도 도입 1년만인 2011년 8월 기존 권장가격제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하지만 권장소비자가격의 표시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업체마다 가격을 표시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었죠.

이 때문에 최근 빙과업체에서는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전면 도입하고자 검토 중인데요. 그러나 슈퍼업계의 반발로 도입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가격을 표시하게 되면 슈퍼마다 '할인'표시를 내걸고 원하는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죠.

이후 빙과업체에서는 꾸준히 가격표시를 시도해왔지만 현재 온전하게 시행 중인 곳은 없습니다. 업계에서도 아이스크림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해서 아이스크림 제값 받기를 시행하고 싶어 하지만 판매사의 반발에 부딪혀 점유율을 빼앗길까 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최종 판매 가격 결정권은 판매 채널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이익률이 낮아지는 아이스크림의 가격을 대폭 올릴 수 없으니 결국 점차 크기를 줄이게 된 것입니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빙과사업은 수익성이 낮아 제조업체들이 어려운 것은 오래된 일이다. 그동안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고 빙과시장 규모가 줄어들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며 "할인가에 판매하는 게 고착화 된 상황이다 보니 단가를 맞추기 위해 크기가 작아진 제품들이 더러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0여년 전에도 500원에 사 먹던 아이스크림을 지금도 500원에 사 먹는 것만 봐도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동안 물가상승분 등을 생각하면 아이스크림이 작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제조사 입상에서도 아이스크림 제값 받기가 시행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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