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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현재 에프엔디파트너스 대표 "피부과 기기도 이젠 반도체·AI 시대"

피부 층 별 각기 다른 주파수 파장…투과율에 따라 자체 AI 프로그램으로 해석·진단

이우호 기자 | lwh@newsprime.co.kr | 2020.05.11 14:51:15
[프라임경제] 피부에 흔하디흔한 작은 점이 알고 보니 암이라면? 그것도 피부암 중 가장 악성이라는 흑색종이라면? 

장현재 대표. ⓒ 에프엔디파트너스

흑색종 피부암은 아픈 증상 없이 다른 장기 및 부위들로 전이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피부암이다. 초기 식별도 어려워 사망률이 77%에 달하며, 10년 이내 재발 확률도 95%이라는 점에서 '초기 치료가 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외에도 피부 질환은 광범위하고 교묘하게 악화되기 쉽지만, 정작 피부 관련 기기는 현재 엑스레이(X-RAY)와 방사선 밖에 없다. 문제는 이 역시도 피부 검사 기기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시중 피부과에서 구비된 기기로는 단지 피부 확대 촬영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열악한 피부 검사 기기 시장에 인공지능 헬스케어 기업 에프엔디파트너스(대표 장현재)가 '메디스코프(MEDISCOPE)'를 내세워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메디스코프'는 각각 다른 피부 침투율을 가진 여러 파장을 통해 다양한 피부 이미지를 획득한 후, 자체 인공지능 '덤에이아이(DermAI)'로 피부질환을 판독하는 시스템이다. 

피부 층에 따라 각기 다른 주파수 파장을 보내고, 투과율에 맞춰 이미지를 다층적으로 구성한다. 이렇게 확보된 영상을 자체 AI 프로그램(덤에이아이)으로 해석하는 방식이다. 

장현재 에프엔디파트너스 대표는 "피부과 오진이 20% 수준인 이유는 대부분 '아이체킹'에 그치기 때문"이라며 "점과 종양이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레이저로 빼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혈관이나 종양을 건드려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프엔디파트너스는 이런 메디스코프를 바탕으로 등록 특허 27건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특허청 '지식재산경영기업' 인증도 획득하기도 했다. 

◆반도체와 AI 그리고 의료기기…첨단 기술의 합체

장현재 대표는 12년 이상 반도체 외관 검사장비 제조 기업에서 머신비전(Machine Vision) 개발을 통해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 노하우를 쌓았다. 

장 대표가 이처럼 자신할 수 있는 배경에는 카메라 및 조명으로 복잡한 반도체 장비 오류를 검사하는 기술인 '서피스 인스펙션'에 있다. 이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응용하고자 시작한 의료기기가 그 출발선인 셈.

기존 피부기기는 렌즈와 현미경으로 이뤄져 별도 카메라가 필요하다. 또 이미지를 따로 옮기고 편집해야 하는 것은 물론, EMR 병상 정보에 기록해야 하는 수고가 필수적이다. 

장현재 대표는 "광학계 테스트는 목표와 정답이 따로 보이지 않는 '동굴탐험'이기에 무수한 실험과 인내심이 필요했다"며 "반도체 회사에서 11년간 일했던 동료들과 AI 전문 인력이 의기투합해 의학전공서적까지 밤새 공부하며 의료기기를 제작했다"고 회상했다. 

메디스코프. ⓒ 에프엔디파트너스

'메디스코프'는 이런 노력의 결실로, △자체 카메라 △덤에이아이 소프트웨어 △블루투스 △파장 △USB기능 등이 탑재된 '인공지능 의료기기'다. 간단히 꼽아 촬영만 하면 검사부터 관리까지 가능한 '올인원 기기'인 셈. 

물론 의료기기 허가는 안정성과 유효성 모두를 보장해야 하는 만큼 임상 동반과 함께 대학병원 윤리위원회 기준까지 충족해야 하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에프엔디파트너스도 매디스코프 허가를 위해 '2019 신개발의료기기 허가지원사업(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에 선정됐으며, 올 하반기 허가 획득을 목표로 국내 유수 병원들과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도전서 발화' 소명의식…유럽과 북미 순차 진출

"핀란드에 제품 전시 당시 시작 전부터 부스 인근에서 서성이면서 기다리던 한 할머니가 제품 설명 시작부터 끝까지 눈물만 계속 흘리고 있었다. 모친이 사소한 피부암으로 돌아갔다던 그녀는 제품이 일찍 나왔더라면, 조기 발견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흐느끼셨다."

장현재 대표는 매디스코프에 대해 단순 판매가 아닌, 사람 목숨을 살리는 '제2의 의사'라는 입장이다. 

연구팀이 실험에 집중하고 있다. ⓒ 에프엔디파트너스

실제 에프엔디파트너스는 많은 백인들이 피부암을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 유럽과 북미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뉴질랜드와 함께 피부암 발병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주 시장 진출을 위해 현재 코트라(KOTRA) 해외 지사화 사업으로 멜버른 무역관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현재 대표는 "우선 제품이 국내 종합병원에 많이 보급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이후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피부과 의료기기 발전 혜택을 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융합의 시대. '반도체와 AI 기술을 의료기기에 접목하겠다'는 동기로 출발한 에프엔디파트너스가 이제는 국내를 넘어 유럽의 어느 할머니의 눈물마저 닦아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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