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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C 착공, 천천히 '현대' 바쁜 '지자체' 온도차…지방선거 염두 배경지목

여당대승 총선, 강남권역에선 모두 패배…GBC 공적 통한 구청장재선 노림수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5.11 17:11:31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하는 GBC건립이 코로나 악재로 그룹 내 속도 조절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착공허가와 함께 사업추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조성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착공허가가 났지만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한 현대차그룹에서는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와 강남구에서는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배경으로 지방선거가 염두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GBC 건립사업은 부지가격만 10조원이 넘고 공사비가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역사다. 이 때문에 코로나發 타격을 받고 있는 경제상황 속에서 현대차그룹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이유로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서울시는 지난 3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사업추진을 독려할 만큼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내외부의 전언이 전해진다.

여기에 정순균 강남구청장도 GBC건립과 함께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GBC는 앞서 전임 신연희 구청장이 서울시와 기부채납자금의 활용방안 등을 이유로 마찰을 빚으면서 시일을 끈 바 있다. 강남구청이 승인주체가 되는 부지 내 삼성변전소 이전허가를 볼모로 대립각을 세웠던 것.

이후 영동대로복합개발 등 신연희 구청장이 주장했던 일부 방안들이 받아들여지고 서울시와 협의과정을 거쳐서 다소 막혔던 부분이 풀렸지만, 이 때문에 당초 2017년 초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던 사업이 순연됐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맞으면서 착공이 더욱 늦춰지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2018년 7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전신) 소속이던 신현희 전 구청장에서 여당 소속인 정순균 구청장으로 지자체 수반이 바뀌면서 급격하게 바뀌었다. 

신연희 전 구청장이 줄기차게 주장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과 MICE산업 육성을 정순균 구청장이 핵심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이후에 서울시와 보조를 맞추면서 GBC건립과 영동대로 복합개발을 강남구의 대표 개발사업으로 밀어붙이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삼성역에서 봉은사역에 걸친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가칭)'가 추진된 것도 이러한 협력아래서 탄력을 받고 추진됐다.

그런데 이 모든 상황이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 벽에 부딪히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위기 속에서 공사비 3조7000억원과 공공기여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은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세운 반면 서울시·강남구가 오히려 갈길 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그 배경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과 구청장이 강남지역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GBC건립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유일하게 패배를 맞본 지역이 바로 강남이다. 박원순 시장과 정순균 구청장 입장에서는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함에 따라 2년 뒤인 지방선거에서 다시 강남구의 집권당도 바뀔 가능성 큰 상황으로 볼 수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GBC를 필두로 한 강남개발의 공적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한다는 추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 정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강남구청장은 정순균 구청장 이전까지는 현 여당에서 당선된 사례가 없었던 자리라는 점도 정 구청장과 박원순 시장에게는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초 강남구청장 당선에 이어 재선을 노리는 정순균 구청장과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해야하는 3선의 박원순 시장에게 있어 개발규제로 현 여당에 불만이 많은 강남지역 민심을 돌릴 수 있는 노림수인 GBC 건립이 계획대로 추진되느냐는 중요한 기점으로 평가된다.

GBC는 올해 상반기 내에 착공을 들어가야 2026년에 준공을 기대할 수 있다. 상반기내 착공에 돌입하게 되면 2년 뒤인 2022년쯤에는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지방선거에서 공적으로 내세우기 딱 좋은 거리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내막이 건립 주체가 되는 현대차그룹보다 서울시와 강남구가 GBC 착공에 목메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용산 이태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소강상태이던 코로나가 다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박원순 시장과 정순균 구청장의 노림수가 뜻대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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