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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온, 출범 20일…'빛 좋은 개살구' 되나

제품 수 늘리고 충성고객 마음 사기 시급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20.05.11 18:57:15

[프라임경제] 롯데쇼핑의 '롯데온' 서비스가 오픈한 지 20일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운영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달 28일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을 출범했다. 이를 위해 2018년 이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3조원을 투자하면서 롯데온을 준비해 왔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닷컴, 롭스,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그룹의 쇼핑 계열사 7곳을 통합했으며,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3800만명의 회원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출시 첫날부터 애플리케이션이 작동이 멈추거나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 외에도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7개의 계열사가 통합 전보다 노출되는 물품 수가 적다는 것과 심지어 오픈 첫날 타임딜 상품이 기존 판매가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롯데쇼핑 측은 5월10일까지 2000만개의 상품을 등록하겠단 입장을 전했지만 제품수와 판매량은 아직 미미한 상황. 특히 메인화면에서 판매하고 있는 '오늘ON'과 '타임딜' 상품의 판매량이 대부분 0개에 그치는 등 한 자릿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도 판매량이 100개를 넘어서지 못했다.

고객몰이를 위한 '타임딜' 상품은 주로 메인에 엄선해 고른 상품이 올라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판매량이 적은 이유는 그만큼 유입되는 고객이 적거나 고객들의 이목을 끌 만큼 매력적인 상품이 없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롯데쇼핑에서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야심차게 시작한 것과 달리, 시작부터 삐걱거리며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변경된 회원 등급제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올해 4월까지 구매 실적을 바탕으로 '플래티넘+'등급 승격이 있었다. 해당 고객에게는 10월까지 무료배송과 각종 쿠폰이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롯데쇼핑을 쌓아 온 구매 실적이 모두 원점으로 돌리면서 그에 맞춰서 제공되던 혜택 또한 없앴다.

해당 등급 고객들의 반발이 일자 롯데온은 이메일로 사전공지를 했고, 해당 고객에게 무료배송권 5장 등 쿠폰을 제공했다고 답했지만, 이용 기간은 이달 31일까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원성을 샀다.

뿐만 아니라 고객상담 시스템도 원활하지 않다. 고객 상담 전화를 연결하면 상담자가 많다는 말만 되풀이되면서 챗봇을 이용해 상담하라는 메세지를 남기고 끊어진다. 챗봇에서는 기존 준비된 질문에 대한 답변만 가능하며 '상담사 연결'을 누르면 이용고객이 많다며 결국 1:1 문의하기로 접수하게끔 유도한다.

이외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한 '적시배송' 또한 향후 2~3년 뒤엔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롯데쇼핑은 7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5년 내 오프라인 점포 200개를 정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미 롯데마트는 124개 매장 중 상반기 3개, 하반기 12개점의 문을 닫을 계획이며, 롭스 8개, 슈퍼 5개 매장이 폐점했다.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함에 따라 고객 접근성 또한 낮아지면서 온·오프라인 연계 마케팅이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숙원사업었던 롯데온. 출범 첫날부터 원활한 서버 접속이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지만, 신 회장은 현재 석달 째 일본에 체류하며 국내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요한 사업을 시행하고도 원격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향후 2023년까지 20조원 달성 계획인 롯데온. 롯데쇼핑이 2년동안 야심차게 준비해 선보인 롯데온이 이대로 운영된다면 미흡한 관리 시스템으로 인해 충성스런 고객들마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롯데에서 공들여 준비한 통합 서비스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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