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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본원적 경쟁력강화' 화두 강조…핵심은 개개 '역량 고밀화'

故 정주영 회장시절부터 이어져온 '숨은 영웅 스토리' 계승 기대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5.13 18:20:34

현대건설이 '본원적경쟁력 강화'를 화두로 내세우면서 임직원들의 역량과 세부조직 전문성 강화로 성과를 올리는 전략을 구가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 사옥. ⓒ 프라임경제DB



[프라임경제] 현대건설(000720)이 최근 자체 화두로 내세우고 있는 '본원적 경쟁력'의 실체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이 크다. 콕 집어 어느 특정분야나 사업에서 전술적인 접근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디테일을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까지 신년사를 통해 '건설명가의 재건'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올해는 별도의 신년사를 내지 않았지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건설사업에 대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뒤부터 관련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해 왔다.

이와 관련해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이 내세운 경영방침이 'Great Company(그레이트 컴퍼니)'다. '그레이트 컴퍼니'는 △Great People(인적 경쟁력강화) △Great Culture(선진기업문화구축) △Great Value(준법·기술경영)라는 3가지 핵심가치를 품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인적경쟁력 강화부분이다. 선진기업문화 구축과 준법·기술경영은 최근 대기업집단이라면 으레 내세우는 가치다. 하지만 인적경쟁력에 찍힌 방점은 故정주영 회장시절부터 정주영 회장과 함께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신화를 써내려온 '전설'들의 역사가 있는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현대건설이 내세우는 인적경쟁력 강화는 모든 임직원들이 '자기완결형 인재'로 성장, 역할 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전문성을 갖추고 나아가 강인한 실행력과 능동적 선행력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이 현대건설이 추구하는 '자기완결형 인재'의 모습이다.

사실 현대건설에 있어 이러한 '자기완결형 인재'는 기업DNA라고 불러도 될 만큼 앞선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항만 공사 수주전의 일화다.

당시 현대건설은 50만t급 유조선 4척을 동시에 댈 수 있는 해상 터미널을 만드는 대형 공사를 따내기 위해 정주형 회장이 직접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가 입찰팀을 지휘했다.

이 때 공사를 낙찰받기 위해 공사비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현대건설은 소요되는 공사비를 12억원으로 계산했는데, 이를 깎고 갂아 8억7000만달러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공사비가 너무 싸다면서 반발하기도 했지만 정주영 회장의 의지가 확고했었다.

그런데 투찰실에 들어간 전갑원 상무가 본인의 판단으로 9억3114만달러로 가격을 높여 입찰을 한 것. 당시 전갑원 상무는 "아무리 생각해도 공사비가 너무 싸다"면서 자신의 판단으로 가격을 높게 써냈고 "입찰 받지 못하면 걸프만에 빠져죽겠다"고까지 말했다.

결과는 현대건설의 입찰 성공. 전문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능동적인 행동력을 발휘한 전갑원 상무의 판단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이런 사례 뿐 아니라 현대건설이 우리나라 대표 건설사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임직원이 기지를 발휘하거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공을 이뤄낸 일화가 많다. 3세 경영에 돌입한 현대건설이 '자기완결형 인재'를 떠올린 것이 우연이라고 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러한 인재들이 자기의견을 적극개진하고 능동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업무추진력을 바탕으로 선진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준법·기술경영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구상의 얼개가 이렇게 완성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러한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2020년 초에만 4조원에 달하는 수주고를 확보했고, 형제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해외수주 업계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건설은 故정주영 회장 시절 해외건설시장에서 성과를 통해 국가와 기업의 명예를 드높인다는 목표로 도전정신을 발휘해 왔다. 최근 현대건설도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는 모양새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이익은 조합원이 가지고, 현대건설은 명예만 가져가겠다"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 현대건설이 대내외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이미지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본원적 경쟁력을 어떤 하나의 규정된 성과나 업적으로 말할 순 없다"면서 "매출과 이익이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근원적인 힘으로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다소 '형이상학적'인 개념인 '본원적경쟁력'이라는 화두가 앞으로 어떤 다른 결과로 이어질지도 기대가 되는 것도 그 규정된 형태가 없음에서 기인한다.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3세 경영시대를 맞이하고 외부적으로는 스마트건설시장을 열어가야 할 현대건설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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