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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ETF, 자산관리 육성 상품서 규제 대상으로

2010년 규제 대폭 완화…2020년 투자광풍에 칼 빼든 금융위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5.20 07:00:51
[프라임경제] 10년 전 상반기 한국 증시는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외국인의 투매, 북한 어뢰 공격 발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급락이 잇따랐습니다. 2010년 5월20일 코스피는 장중 한때 1600선이 붕괴됐다가 가까스로 턱걸이하며 1.72% 하락으로 마무리했죠. 

2010년 2월22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사옥 종합홍보관에서 국내 최초 레버리지 ETF인 삼성 KODEX 레버리지 ETF의 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박상용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 대표, 이창호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석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나효승 유진투자증권 사장. ⓒ 연합뉴스

당시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피 급락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피 반등 기대감 속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증시가 하락하면 주가가 상승하도록 설계된 인버스 ETF도 연이은 증시 급락에 연중 신고가를 경신,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죠. 

이는 최근 국제유가의 유례없는 하락이 이어지자 반등을 노린 투자자들이 WTI 원유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대거 몰리며 투자 광풍을 일으킨 모습과 꽤 닮아있습니다. 

◆국내 ETF 시장 활성화 기지개 

ETF는 펀드와 주식을 결합한 상품으로서 일반 주식 종목을 사듯 간편하게 펀드를 사고팔 수 있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얼마든지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 그간 전문가들은 ETF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한 ETF는 일반 투자자들이 펀드매니저처럼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수하면 시장 전체를 사는 것과 같은데요, 자동차주 ETF를 사면 자동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인덱스펀드라는 개념에서 시작한 ETF는 새로운 종류의 상품을 통해 기존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투자방법을 제공했습니다. 당시 지수의 2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를 비롯해 인덱스, 채권, 상품, 해외 등을 포함해 총 62개의 상품이 나왔습니다. 

2010년 당시 세계 ETF 시장 규모는 1조4000억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던 시기였는데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간편한 수수료와 편리한 거래방법으로 ETF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 시장에 상장된 ETF 종목은 100개가 넘는 것을 감안해보면 국내 ETF 규모는 턱없이 작은 규모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0년 11월 말 기준 미국 ETF 순자산총액은 9516억달러에 이른 반면 한국은 50억달러에 불과했습니다.

◆금융위 ETF 육성 의지…상품 다양화 중점

2002년 도입된 이후 순자산 총액이 연평균 40% 이상 가파르게 성장한 ETF는 2010년에 6조원을 넘어선 이후 2013년 19조원, 2015년엔 2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당시 금융당국도 ETF를 핵심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특히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해외 주식투자 전용 펀드 및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ETF를 넣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ETF의 성장세는 2014년부터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성장 부진의 한 요인으로 꼽혔죠. 

ETF가 다른 금융투자상품과 비교해 저렴한 비용으로 분산 투자가 가능하고 환금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정체되자 금융당국이 나섰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ETF 시장 발전 방안을 발표하며 다양한 종류의 ETF가 출시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것입니다. 

금융위는 개인연금·퇴직연금 내 ETF 상품 편입을 허용하는 등 연기금, 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세제 혜택까지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특히 일반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해외주식 투자 전용 펀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가장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전문투자자를 제외한 개인 일반투자자는 레버리지 ETF 매수하기 위해선 기본예탁금 1000만원과 사전 온라인 교육 이수 의무화에 나설 방침이다. 레버리지 ETF를 일반 주식시장에서 분리해 별도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사진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 연합뉴스

◆2020년 'ETF 투자주의보' 높아진 진입 장벽 

하지만 올해 들어 ETF의 상황은 바뀝니다. 금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 ETF 시장에 개인 자금이 몰리면서 시장 왜곡 현장이 발생하자 ETF 시장의 투자 문턱을 대폭 높인 것이죠. 이에 따라 9월부터 개인투자자들은 거래 전 예탁금을 맡겨놓고 사전 교육을 이수해야 ETF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금융위는 지난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방안을 발표, 전문투자자를 제외한 개인 일반투자자는 레버리지 ETF 매수하기 위해선 기본예탁금 1000만원과 사전 온라인 교육 이수 의무화했습니다. 레버리지 ETF를 일반 주식시장에서 분리해 별도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아울러 이번 조치로 ETF 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상품 출시도 유도하기로 했는데요, 해외주식 투자 수요를 유인을 목적으로 해외 우량주 수익률을 추종하는 등 기초지수 구성요건도 완화할 예정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산관리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모멘텀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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