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으로 샤넬·이케아?…형평성 논란에 시민 혼란 가중

2020-05-21 13:47:57

- 일부 글로벌 대기업 매장 사용 가능…정부, 사용처 "조정 논의"

[프라임경제]  #. 백화점 샤넬 매장에선 안 되지만 청담동 플래그쉽 스토어에선 사용 가능하다. 백화점이나 마트, 쇼핑몰 등에 입점한 대부분의 브랜드에선 사용할 수 없지만 주로 가두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니클로에선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이케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흥업종에 포함된 스크린 골프장, 탁구장, 당구장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와 관련한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재난지원금으로 명품 등 고가의 제품을 사거나, 같은 업종이라도 국내기업 매장에선 사용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없어 시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 '프리스비' 매장 사용 가능…대형가전제품 매장은 제외

재난지원금 사용 제한처는 △대형마트 △백화점 △유흥업종 △온라인 전자 상거래 △대형전자 판매점 등이다. 하지만 일부 글로벌 대기업 매장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일례로 유니클로는 카드가맹 주체가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국내 운영회사)인 곳에서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쇼핑몰 자체가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스타필드, 마리오몰에 입점한 유니클로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또 유니클로 가두점과 교외형 대형매장에선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지만 입점 매장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명동중앙점 등 붐비는 상권에 있는 유니클로 직영 가두점에서는 쓸 수 있다. 

▲샤넬 백화점 매장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샤넬 플래그십스토어 등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사진은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샤넬 플래그십스토어 등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백화점 매장에선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특화매장에서는 결제가 가능한 것이다.

롯데하이마트나 삼성디지털프라자·전자랜드·LG베스트샵 등 대형가전제품 매장은 사용처에서 빠졌지만, 미국 애플의 전자제품 판매를 대행하는 '프리스비' 매장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같은 브랜드라도 형태에 따라 사용 여부가 갈린다. 대형 유통체인인 이마트의 경우 이마트 직영매장과 트레이더스는 각각 대형마트, 창고형 매장으로 분류돼 재난지원금을 이용한 결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은 가맹업소로 분류돼 재난지원금을 이용할 수 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롯데슈퍼, 이마트(이마트 트레이더스·이마트 에브리데이 포함),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AK, 뉴코아(NC백화점) 등에서는 품목에 관계없이 쓸 수 없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내 매장이라도 결제 시 해당 백화점·마트 매출로 잡히지 않는 임대 매장(개별 가맹점)에서는 쓸 수 있다.

커피 전문점을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본사가 어느 곳에 있는지와, 이용하려는 매장이 직영점인지, 가맹점인지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갈린다. 기본적으로 재난지원금 사용자가 거주하는 광역지자체 안에 있는 커피 전문점, 베이커리, 주유소 등의 경우 '가맹점'이라면 모두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반면 직영점은 다르다. 직영점의 경우 매출이 잡히는 본사가 소재한 광역 지자체 거주자만 결제가 가능하다. 일례로 스타벅스의 경우 100% 직영점으로 운영되며 서울에 본사가 있기 때문에 서울시민만 이용 가능한 것이다.

H&B(헬스앤뷰티) 스토어도 커피 전문점과 마찬가지다. 자신의 거주 광역 지자체 안에 있는 가맹점이라면 어디서든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직영점은 본사 위치에 따라 사용 여부가 갈린다.

본사가 서울에 있는 올리브영은 2018년 기준 전체 매장 1198개 중 약 80%가 직영점으로 운영된다(직영점 966개, 가맹점 232개). 따라서 서울시민은 직영점, 가맹점 관계없이 올리브영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고, 타 지역 주민들은 거주 광역지자체 내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편의점도 대부분 이용 가능하다.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 가맹점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쿠팡, 위메프, 11번가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배달 앱을 사용하면서 결제 수단을 '만나서 결제'로 선택한다면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았다면 지역 내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CGV에서 영화표를 현장 구매(예매 포함)할 수 있고, 현장 구매에 한해 팝콘과 콜라 등 매대 이용도 가능하다. 대신, 온라인 티켓 예매에는 이용할 수 없다.

◆성형·피부과 이용 가능…스크린 골프장, 탁구장은 규제

한편, 사용처에 병원이 포함되면서 성형외과, 피부과에서도 이용이 가능해 '지역 상권 살리기' '소상공인 돕기' 등의 취지와는 멀다는 의견도 거세지고 있다. 스크린 골프장, 탁구장, 당구장 등도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유흥사치업종에 묶여 매출 확대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가구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에서도 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하다. 이케아는 가구 이외에도 주방용품, 가정용 직물제품 등 생필품 영역과 음식까지 판매하며 사실상 대형마트 영업을 하고 있다.  

▲올리브영 홍대 매장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 올리브영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케아는 사실상 대형마트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취지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해외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중소, 소상공인 제품들도 상당하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샘 부회장인 이영식 한국가구산업협회장도 성명서를 통해 "재난지원금의 사용 목적은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구제하는 것"이라며 "이 지원금을 대형 업체(이케아)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은 정부의 행정착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스크린 골프장, 탁구장, 당구장 등 스포츠 관련 업종이 사용 제한처에 포함돼 있어 해당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유흥사치업종에 묶여 매출 확대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이 업종에 종사하는 많은 자영업자 대부분이 영세 사업자들이다. 일반적인 유흥사치업종과 함께 사용처 규제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 가능 업종과 관련,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논란이 되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사용처를 놓고 형평성 논란이 있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과 관련해 개별 가맹점을 (사용 가능업종에) 넣고 빼는 문제는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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