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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푸르덴셜투자증권 품은 한화, ELS상처 딛고 재도약

인수 후 지난해 최대 실적 기록…올해 동남아 금융시장 적극 공략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05.28 08:28:21
[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2010년 5월28일. 이날 한화그룹은 자회사인 한화증권이 인수할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이사에 그룹 출신 인사들을 내정했습니다. 한화그룹이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푸르덴셜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금융계열사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죠. 성공적인 인수를 통해 국내 증권사 10위권에 단숨에 진입했지만 2016년 ELS(주가연계증권)판매 집중 등의 경영실패가 겹치면서 2000억원 가량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우여곡절을 겪은 한화투자증권은 10년 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존립 위기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2010년 한화증권은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푸르덴셜자산운용을 인수했습니다. 인수를 통해 한화증권은 덩치가 커졌는데요. 우선 자기자본 규모가 7300억원대에서 1조1000억원대로 불어나고, 직원 수도 1100명에서 2000여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죠.

57개에 불과했던 영업점은 푸르덴셜증권 지점 75개와 합치면 130여 개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인수 후 한화그룹은 그룹출신 인사들을 내정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한화그룹은 푸르덴셜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임일수 한화증권 WM(Wealth Management)총괄 전무를,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이사에 김철훈 한화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를 각각 임명했습니다. 

ELS의 운용 실패에 따른 손실로 인해 한화투자증권은 서울 여의도 한화금융센터빌딩 내 소유 토지와 건물을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했다. ⓒ 연합뉴스


그룹출신 인사들을 대표이사로 내정하면서 한화그룹은 인수·합병의 방향과 절차에 속도는 내게 됩니다. 이후 2010년 6월 한화증권은 미국 푸르덴셜금융에 3400억원의 인수대금 지급을 완료하고 푸르덴셜투자증권 및 자산운용 인수를 확정지었죠. 

당시 한화증권은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전국 지점망을 확보하고 푸르덴셜투자증권의 강점인 고객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2012년 9월에는 한화투자증권(003530)으로 상호를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성공적인 인수·합병이라는 평가와 달리 상호를 변경한 2012년 한화투자증권은 3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적자는 다음해까지 이어지며 2013년 1분기에만 1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죠. 

한화투자증권의 손실은 2016년 ELS판매 집중 등의 경영 실패까지 겹치며 그해 상반기까지 2000억원 가량의 누적 적자가 계속됐는데요. 

한화투자증권은 주진형 전 대표 재임 시절인 2015년 상반기에 자체 헤지형 ELS 발행잔고를 1조9000억원 수준까지 늘렸습니다. 그러나 2015년 홍콩H지수(HSCEI·항셍중국기업지수)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냈고, 2016년 상반기에도 ELS 운용 손실 영향으로 1894억원의 적자(세전손익 기준)를 기록했죠.

2017년 한화투자증권은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여승주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 한화투자증권


ELS의 운용 실패에 따른 손실로 인해 한화투자증권은 입주한 건물의 보유분을 팔기도 했는데요. 서울 여의도 한화금융센터빌딩 내 소유 토지와 건물을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한 것이죠.

이러한 위기 속에 한화투자증권은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2017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여승주 전 대표는 그동안 한화투자증권의 발목을 잡아 온 ELS의 운용 손실에 대해 "이제 다 잡았다" 며 "ELS 운용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 보안 등 필요한 조치를 마쳤다"고 자신했죠. 

2000억원의 유상증자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또 한 번의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1조원대로 올라서게 됩니다. 자기자본 1조원대 진입으로 중대형사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 것이죠.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베트남의 온라인 주식거래 전문 증권사 HFT증권을 인수하면서 성장성 높은 동남아 금융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는데요. 

더불어 한화투자증권의 주력 사업인 투자은행(IB) 부문의 해외 비중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높이면서 글로벌 시장으로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적극적인 해외 IB 투자를 앞세우면서 지난해 실적 또한 크게 증가했죠. 

그 결과 2019년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합병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16년 ELS 상품에서 대규모의 손실을 본 이유로 적자를 기록한 2017년 이후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죠.

실제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8년(972억원) 대비 15.1% 증가한 111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당기순이익 또한 986억원으로 전년(724억원)과 비교했을 때 36.1% 상승했죠.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요. 올해 1분기 387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 순이익(294억원) 대비 무려 231.63% 하락한 것이죠. 

코로나 위기에도 불구, 올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최초로 설립한 해외법인인 싱가포르 법인과 작년 12월 출범시킨 베트남 법인인 파인트리증권을 앞세워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을 적극적으로 공약할 방침입니다. 

특히 방점을 둔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향후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사업을 확대해 오는 2025년까지 동남아 최고의 디지털 금융사로 도약시키겠다는 계획이죠. 

지난 3년간 회사의 존립이 위협받았던 한화투자증권. 큰 위기를 극복한 한화투자증권이 이번 코로나 사태 위기를 넘어 국내 중대형 증권사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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