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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쿠팡은 사람보다 상품이 먼저다?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20.05.29 16:25:21

[프라임경제] 최근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쿠팡의 허술한 대응으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10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이후 대응 미흡으로 N차 감염이 이어지면서 100명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이렇게 확진자가 증폭하자 쿠팡은 지난 28일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게재했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닷새 만에 나온 안내문에는 '쿠팡의 상품은 안전하다'라는 내용과 더불어 '초강력 방역조치'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의 안내문이 올라온 뒤 소비자들은 마켓컬리의 대응과 비교된다며, 쿠팡을 향한 비난의 여론이 거세졌다.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즉각 안내문을 올리고 김슬아 대표 명의로 사과문까지 게재한 마켓컬리와 달리 쿠팡은 늦은 대응에 안내문 내용까지 문제시됐다.

이번 쿠팡의 대처에서 가장 문제시된 부분은 안내문 어디에도 물류센터 직원들이 안전한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는 것이다. 그저 고객들이 받을 상품이 안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걱정하지 말고 싸고 빠른 쿠팡을 이용해달라는 이야기뿐이다.

설상가상으로 '안전'하다고 했던 쿠팡의 주장과 달리, 방역당국의 환경검체 진행 결과 해당 물류센터 2층 작업장 안전모와 노트북, 키보드 등 사무용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센터 근무자들 증언에 따르면 센터 내 방한복과 신발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제대로 세탁이 되지 않는 등 부실한 관리가 이어졌으며, 수백 명이 같은 공간에서 식사하면서 별도의 거리두기는 없었다.

또한 쿠팡은 지난 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에도 25일 오전까지 이틀간 운영을 지속하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쿠팡이 기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근무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코로나19로 인해 쿠팡의 이용자는 급증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마트나 백화점 대신 쿠팡의 비대면 서비스를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쿠팡의 많은 충성고객들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의 정기배송을 끊었다'거나 '앞으로 다른 쇼핑몰을 이용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잘나가던 기업도 고객의 신뢰가 무너지면 한순간에 추락한다. '쿠팡 없이 못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보다 사람을 더 생각하는 기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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