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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이후 더 중요해진 ESG

'친환경 기업' 전환 시급

한현석 서울IR네트워크 대표이사 | press@newsprime.co.kr | 2020.05.31 16:02:55
[프라임경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코로나19는 갑작스럽게 왔고, 인류는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점에 서있다. 

질병은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의 흐름을 변화시켰다. 14세기 전 유럽을 휩쓴 흑사병으로 인한 인구의 감소는 신성 로마 제국을 붕괴시켰고, 1918년부터 유행한 스페인 독감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종식을 앞당겼다. 아직 진행 중인 코로나19 확산은 우리 삶을 뿌리째 흔들었고 경제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미국 언론인 코마스 프리드먼은 "앞으로 역사는 코로나19 이전(BC)과 이후(AC)로 나뉠 것"이라고 말하며 코로나19 이후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탈 세계화, 디지털 사회 전환, 비대면 산업 발달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변화는 '환경'이다. 코로나19의 근본적 원인은 환경 훼손으로 인한 자연 생태계 파괴다. 바이러스는 몸 속 암세포와 같이 깨끗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중단되자 역설적으로 자연은 돌아왔다. 대기의 질이 확실히 좋아졌고, 수질도 좋아져 호수에 물고기가 돌아왔다. 결국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피하려면 환경 파괴를 멈춰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치명적인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환경이 기업 경영 전반에 큰 영향은 물론 기업가치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으로 투자자들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수많은 기법을 개발했고 대부분 숫자(실적)로 계산하는 정량적 방법이다.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등이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투자자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비재무적 요소인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ESG는 기업의 재무성과를 제외한 환경(Environment), 사회적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을 평가하는 지표로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계량화해 기업의 지속경영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됐다. 

국제적 책임투자 권고규범인 UN 사회책임투자원칙(PRI)에서 강조된, 투자의사 결정 시 고려해야 할 핵심 평가지표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거래소 상장 규정에 비재무적 정보 공시를 제도화하고 있다. 최근 기업가치와 관련해 ESG가 점점 크게 부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실적으로만 평가되던 기업가치에 비재무적 요소인 ESG가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반영되면서, 기업가치 평가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기업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친환경, 사회적 기여, 투명한 지배구조 등에서 나쁜 평가를 받으면 기업가치는 적정가치로 평가받지 못하고 할인돼 거래된다.

최근 이런 흐름 속에서 'ESG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ESG 등급이 높은 기업들이 손실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고 수익률도 높다는 지표가 발표되고 있다. 

지난 5일 SK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이 벤치마크(기준수익률)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하락할 때도 벤치마크 대비 낙폭이 크지 않았다. ESG를 중시하는 기업일수록 리스크 방어와 수익률 제고에 유리하며 더 나아가 소비자의 선택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가치소비인데 '환경보호'나 '착한기업' 등 다양한 가치를 소비와 연결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도 역시 환경임을 알 수 있다.

"세상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야.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듯이 세상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인간에게 신은 코로나19를 통해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중요한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 가치의 중심에 '환경'이 있기에 기업은 이제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기업의 환경정책과 방침이 잘 운영되는지, 오염물질과 화학물질을 잘 관리하는지, CO2 배출과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시스템을 갖췄는지 등 환경과 관련한 이슈들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사무실과 작업장 정기 소독, 손 소독제와 마스크 항시 비치, 일회용컵과 플라스틱 사용 자제 등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으로 친환경 기업 전환을 제안해본다.




한현석 서울IR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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