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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9구역' 기존시공사 롯데 포함 대형건설사에 밑밥 투척

한남3구역 주시 속 임원 재선출 연계 가능성…삼성·현대·대우 하마평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6.01 15:22:28

흑석9구역 전경. 흑석9구역은 지난 30일 총회를 열고 롯데건설과 시공사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향후 롯데건설과 협상의 여지도 남겨 롯데건설을 포함해 대형건설업체들과 참여의사를 타진할 예정이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흑석뉴타운9구역재개발조합(이하 흑석9구역)이 지난 달 30일 총회에서 롯데건설과 결별을 결정한 가운데, 새 파트너 찾기와 함께 기존시공사였던 롯데건설과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정비업계에서는 흑석9구역이 시공사계약 해지결정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밑밥을 투척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인가를 받지 못한 '최고 28층, 11개동'을 짓는다는 대안설계의 보상 차원에서 요구한 '르엘'브랜드 도입을 롯데건설이 머뭇거리자 다른 건설사들에게 손짓을 건네는 전략을 펼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강남권정비사업에서 2연승을 거둔 삼성물산과 석패한 대우건설, 한남3구역 이후 먹거리 찾기에 나설 현대건설이 하마평이 오르고 있다. 

위 업체들은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계약 해지를 결정했지만, 아직 조합이 롯데건설 측에 정식 계약해지 통보를 하지 않은 만큼 표정관리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일단 공식적으로 참여의사를 명확히 밝히진 않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 정비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상국 삼성물산 상무는 반포3주구 수주 성공 이후 "(흑석9구역 등 차후 일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우건설도 "잘 모른다"는 공식입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삼성물산 내부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면서, 이유로 5년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뒤 아직 2개 사업장만 수주한 상태이기 때문에 인력이 충분하다는 전언이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도 내부관계자에 다르면 이미 사업팀에서 참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에 회사의 총력을 기울였던 반포3주구에서 석패한 아픈 기억이 채 가시기 전에 '리턴매치'를 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현대건설은 좀 더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조합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현대건설과 물밑 접촉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다만 현대건설도 롯데건설과 결별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공식표명은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에서는 이렇듯 유수의 건설업체들과 접촉을 시도하는 동시에 기존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협상 여지도 남겨뒀다. 총회에서 참석인원들 대다수가 롯데건설 결별에 동의했지만, 총회자체에 참석하지 않은 인원들이 다수 있는데다 대부분이 롯데건설에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총회에는 조합원 689명 중 370명이 참석했으며, 이 중 314명(84%)이 계약 해지를 동의했다. 단순 계산만으로 보면 절반 이상이 아직 롯데건설에 미련을 두고 있는 셈이다.

조합에서는 한남3구역 시공사선정 총회가 예정된 6월21일 이후인 7월경 현장설명회를 계획해 건설사들의 참여도를 높인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흑석9구역은 4000억원 규모의 공사비가 책정된 큰 먹거리인데다 '김의겸의 픽'으로 불리면서 주목을 받은 단지라는 점에서 광고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사업장들의 승패가 가려진 뒤에는 업체들이 충분히 사업검토를 할 여지가 있다.

7월경으로 현장설명회를 예정하면 롯데건설과 재타협 시일도 벌 수 있다.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대안이 제시되면 조합임원 선출과 함께 롯데건설 재신임을 안건으로 올려 사업을 속행 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결국 공은 건설업체들에게 넘어갔다. 조합에서 모든 여지를 열어 뒀고, 롯데건설 시공사 계약 해지 결정 및 협상여지 보존을 결정한 부분에서 조합원들이 바라는 부분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관계자는 "사실 조건 면에서 롯데건설 안보다 더 나아질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지만, 조합에서 요구한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 등의 부분에서 검토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대우건설은 과천에서도 푸르지오써밋을 선보인 적이 있기 때문에 '준강남권'으로 볼 수 있는 흑석에서 충분히 프리미엄브랜드를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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