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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군인 리부팅] (21) '언제나 꿈꾸는 용접사' 성민규 특수용접사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하는 일을 좋아해…가슴 뛰는 일 하며 살고 싶어

이우호 기자 | lwh@newsprime.co.kr | 2020.06.04 17:38:19
[프라임경제] "전역 후, 부대 동료들을 만날 때마다 표정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습니다. 재미있고 신나는 사람 같다고 말해요. 그럴 때면 가슴이 시키는 일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대꾸합니다. 여러분, 진짜 원하는 일을 찾으세요. 그리고 철저히 준비하세요. 제2의 인생은 지금보다 더 즐거워야 하잖아요?" 

성민규(가나하이텍 특수용접사) 전 육군 상사. ⓒ 제대군인지원센터.

육군 상사 출신 성민규 씨는 가나하이텍 특수용접사로 7개월째 근무 중이다. 신입용접사로서 제작 의뢰 도면을 보고 입체적인 제품을 만듦에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다음은 성민규(가나하이텍 특수용접사) 전 육군 상사와의 일문일답.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소개.

가나하이텍은 각종 장비의 프레임을 제작하고 판금(용접) 작업을 하는 기업이다. 직원 모두가 맡은 일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젊고 활기찬 강소기업이다. 나는 7개월 차 신입으로 특수용접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로 제작의뢰가 들어오면 용접사로서 해당 제품의 도면을 보고 의뢰받은 제품을 만든다. 용접을 통해 종이 위의 그림이 입체적인 제품으로 만들지는 것을 보면 짜릿한 쾌감이 든다.

▲해당 분야로 목표를 설정한 배경과 이유는.

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어린 시절부터 물건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손으로 하는 일을 좋아했다. 손재주가 있고 눈썰미도 좋아 뚝딱뚝딱하면 마음먹은 물건을 만들어 냈다. 입대하고 나서는 능력을 발휘할 일이 많았다. 손으로 작업할 일이 생기면 꼭 날 찾았는데 그게 싫지 않고 즐거웠다. 

하지만 군대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에서 멀어졌다. 계급이 올라갈수록 현장 업무보다는 사무실에서 행정업무를 하게 됐다. 점점 재미가 없어지더라. 2년 가까이 고민한 끝에 전역하자는 결론에 다다랐다. 주변 동료들이 모두가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하며 반대했다. 맞는 말이지만, 가슴이 뛰지 않는 일을 계속할 수 없었다. 

▲해당 분야를 위해 준비한 과정은.

전직교육원에서 제대군인지원센터 제도소개 교육을 받았다. 1:1로 매칭 돼 전직지원을 해주는 시스템이었다. 담당 상담사께서 제가 염려하는 부분에 대해 잘 이해해 주었다. 사설학원에 등록해 자격증 취득 교육을 수강할 생각이었는데 비용이 만만찮았다. 제군센터에서 일부 학원 비를 지원받는다고 해도 상당한 금액이었다. 그 부분을 간파하고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훈련 프로그램을 추천해줬다.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훈련은 전액 국비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5개월 정규 용접과정을 수료하고 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두 가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정규과정 말고도 필기시험을 대비해서는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기출문제를 수도 없이 풀었고, 실시시험은 사설 연습장을 찾아가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실습 훈련을 반복했다. 강사들에게 물어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블로그, 유튜브를 활용했는데 실력 있는 유튜버는 고급기술을 정말 쉽게 설명해줘서 노하우를 습득했다.

▲이 분야로 진출이나 취업을 희망하는 분들을 위한 TIP이 있다면.

전역 후 용접사를 꿈꾸는 분이 계신다면, 전역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현장에는 사업주가 선호하는 나이대가 있다. 30대 중반을 가장 선호한다. 40세에 전역한 나는 좀 더 일찍 전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용접사로 취업하기 위해서는 경력이 제일 중요하지만, 제대군인은 경력이 없으니 차선책으로 자격증을 취득해서 취업하는 방향을 잡아 보길 권한다. 내 경우는 전역 1년 전부터 자격증에 대해 알아봤다. 군 복무 중에도 국가기술검정고시(용접 자격증)도 세 번이나 응시했지만 번번이 떨어졌을 정도로 합격하기가 어렵더라. 

독학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사설학원이나 직접전문학교의 전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편이 시간·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라 본다. 사설학원은 경비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재취업 후 현장에 와보니 비싼 이유가 있더라. 재료비가 정말 비싸다. 사설학원 대신에 직업전문학교를 활용하고 시험을 앞두고 사설연습장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후배 제대군인들에게 강조하거나 전하고 싶은 말.

후배 여러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사회로 복귀하길 바란다. 군대에서는 내가 좀 미진할 때 먼저 손 내밀어 주는 전우가 있지만, 사회는 아니다. 사회에서는 모든 일을 나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전역 후, 부대 동료들을 만날 때마다 표정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다. 재미있고 신나는 사람 같다고 말이다. 그럴 때면 가슴이 시키는 일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대꾸한다. 진짜 원하는 일을 찾고, 철저히 준비하자. 제2의 인생은 지금보다 더 즐거워야 한다. 

▲향후 계획은.

많은 사람이 용접사의 매력으로 '전문기술직'과 '연령제한 없음'을 꼽는다. 또한 용접사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도 살아 남을 직종으로 뽑혔다. 용접사는 경력과 본인의 능력에 비례해 대우를 받는 철저히 실력 중심의 직종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충분한 경험을 통해 경력과 실력을 동시에 쌓는 것이다. 현재 경력은 직업전문학교에서의 5개월, 현장에서 7개월이 전부지만 회사에 비슷한 또래 동료들은 모두 10년 이상 된 베테랑이다. 경력으로 따라 잡으려면 까마득하지만, 나만의 실력과 노하우를 쌓는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꼭 하고 싶은 일은 용접 공방을 열어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 또 유튜브나 블로그를 오픈해 용접 기술을 전파하고 이 분야에 계신 많은 용접사 그리고 미래 용접사들과 소통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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